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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축왕 Sep 29. 2017

티끌 모아 티끌? 나의 적금 이자는 왜 이렇게 적을까?

이자율과 수익률의 차이

특판적금


은행 창구에 많이들 가보셨나요? 못 가보셨더라도 은행 지점 앞을 지나 가보신 적은 많으시겠죠. 그럼 자주 보셨을 겁니다. 적금 금리로 얼마를 주겠다는 위와 같은 큼지막한 현수막들을요.


1년에 ~%, 2년에 ~% 씩 준다고 대문짝만 하게 걸려있습니다. 은행 간판보다 더 큰 것 같았습니다.

 

요즘 그런 이자율(%)에 혹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펀드니, 주식이니 머리 아픈 것보다는 안전한 정기적금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저금리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되다 보니, 0.5%, 1%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숫자가 조금 더 높다고 3년씩 적금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고요.


은행들도 이자율이 좋은 경쟁 수단이다 보니, 이자율을 중점적으로 내세우며 판촉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금을 만기까지 유지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이자가 적습니다. 원래 적금이야 목돈을 만들기 위한 상품이기에 큰 기대는 안 한다지만, 그래도 이자가 너무 적습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은 적금이자율과 실제 수익률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자율과 수익률의 개념 차이를 알고 계신가요?


똑같은 걸로 알고 계신 분들 많을 겁니다.

얼핏 보기에는 그게 그거 같지만, 이자율과 수익률은 같지 않습니다.

   
적금의 % 는 이자율입니다. 거기 적혀있는 % 수치 전부가 나의 수익이 되지는 않습니다. 은행에서는 이자율의 %를 강조하며 고객들을 유혹합니다. 마치 그것이 고객의 수익률인 것처럼요.
   

- 그럼 그 이자율에서 내 실제 수익률은 몇% 일까요?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1년 적금 이자 2%다. 그러면 실제 수익률은 0.92% 정도입니다.


왜 그런 계산이 나오는 걸까요? 

증명하기 전에 수익과 이자의 개념부터 보겠습니다.



수익은?

순자산의 증가액을 말합니다. 그 수익의 정도를 표시하는 지표가 수익률이죠.

   
예를 들어 내 돈이 100만 원이 들어가고 일정 기간이 지나서 내 돈이 110만 원이 됐다. 그렇다면 여기서 수익은 10만 원이 되고, 수익률은 10%가 되겠죠. 흔히들 알고 계신 수익률의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원금대비 내 돈이 불어난 정도를 수익률이라고 합니다.



이자란?

 
( 위키백과 : 이자(利子, interest)는 경제학 및 법률 용어로써 원본인 유동자본(화폐)의 대부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으로서, 원본액과 사용기간에 비례하여 일정한 이율에 따라 지급되는 금전 기타의 대체물을 의미한다. )

위키백과에 나와있는 이자의 설명인데요. 말이 조금 어렵습니다.

이자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은행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은행에서 예금, 적금에 가입한다는 것은 고객이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것을 뜻합니다. 이때 돈을 빌려주는 사람 A를 '자금 공급자'라고 합니다. 예금, 적금에 가입한 사람이죠.
     
은행은 그 돈을 받고,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또다시 돈을 빌려줍니다. 그 돈이 필요한 B를 '자금 수요자'라고 합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공짜로 빌려줄 수는 없죠?
여기서 A는 내 돈을 은행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하고, 은행도 역시 B로부터 대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 대가를 이자라고 합니다.

A가 은행으로부터 받는 이자를 '예금이자', 은행이 B로부터 받는 이자를 '대출이자'라고 합니다. 여기서 당연히 예금이자보다 대출이자가 더 커야지 은행도 이윤이 남겠죠? 그 차이를 예대마진이라고 부릅니다.


한마디로 이자돈을 빌려주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빌려주는 원금의 크기가 클수록, 빌려주는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대가(이자)를 받아야겠죠?


그리고 그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을 이자율이라고 합니다.



 정리하자면 이자율은 내 원금에서 이자가 붙는 정도를 뜻하고, 수익률은 원금대비 내 돈이 순수하게 불어난 정도를 뜻합니다.


개념상으로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다릅니다. 이유 중 하나는 세금입니다. 만약에 이자소득이 발생했는데, 이자소득세 한 푼 없이 그 이자 전부가 내 수익이 된다면? 즉, 발생한 이자 전부가 내 통장에 들어온다면, 이자율과 수익률은 같습니다. (다만, 정기예금의 경우만 그렇습니다.)




은행 예금의 수익률 계산은 위와 같습니다.


분자가 수익입니다. 발생한 이자에 세금까지 차감을 한 게 실제 수익이죠.

그것이 원금대비 얼마나 늘어났는지 비율로 나타낸 게 수익률입니다.


즉, 이자율은 수익률을 구성하는 하나의 변수일뿐,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적금 이자율과 수익률의 관계



위 계산식도 세금이 없다면, 예금에 한해서는 이자율=수익률 공식이 성립합니다.



그렇지만 적금은 다릅니다. 


이자는 돈을 빌려주는 것에 대한 대가라고 할 수 있죠. 그러면 내가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동안에만 이자가 발생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1년 만기 2% 적금을 1월부터 12월까지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여기서 이자는 ‘연 이자’입니다. 내 돈이 은행에 1년 꼬박 들어가 있어야 받을 수 있는 이자입니다.
 
1월에 넣는 금액은 '12개월' 동안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므로 연 이자 2%를 다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2월에 넣는 금액은 '11개월'만 돈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11개월치의 대가만 받는 것이 합당하죠.
그러면 이자는 2% x 11/12입니다. 2%가 조금 안 되겠죠.
 
이렇게 점점 내려갑니다.
2% x 10/12
2% x 9/12
 ,,,  

마지막 12월에 납입하는 돈은 1개월만 은행에 빌려주는 것이니까 1달치의 대가만 받을 수 있습니다.

 2% x 1/12 = 0.16%죠.


예를 들어,
월 납입액이 50만 원이라고 한다면 매월 발생하는 이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2% 이자를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것은 1월에 넣는 금액뿐입니다.

쭉 다 더해서 세전 이자를 계산해보니, 65,000원이네요.


이자 계산기로 계산해보니 동일한 결과가 나옵니다. (월복리로 했을 경우 399원의 세전 이자가 더 붙지만, 은행 상품은 대부분 단리이며, 복리라고 해도 1~3년으로는 단리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면 실제 수익률을 계산해보겠습니다.


내가 넣은 돈은 총 6,000,000원이고, 세후 수령액은 6,055,327원이죠.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0.92%가 나옵니다. 순수하게 내 돈이 늘어난 정도가 0.92%입니다.


이자율이 몇% 든, 기간이 몇 년이든, 납입금액이 얼마든 관계없이 이자율 1%당 1년에 0.45% 정도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여러분들이 현재 하고 있는 적금의 이자율% 가 있을 것입니다. 보통 2~3% 정도가 되겠죠.

거기에 0.45을 곱한 것이 실제 1년 치 수익률입니다. 연환산 수익률이라고 합니다.


요즘 저축은행에는 3년 만기로 하면 이자 3% 까지 주는 곳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결국 수익은? 1년에 1.3% 정도밖에 안 되는 거고, 3년 누적수익률은 3.9%입니다.

▷ 대략적으로 이자율(%)의 반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자도 굉장히 작다고 느껴지는데, 실제 내 수익률은 거기서 또 반을 나눠야 하네요.


※ 반면에 정기예금은?

이자는 내 돈을 은행에 빌려주는 동안에 발생하는 대가입니다. 1년 예금을 한다고 하면  1년을  꼬박 다 빌려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2% 예금이자라고 한다면, 온전히 2%가 내 수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세금이 있기 때문에 예금 역시 이자율=수익률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효율적인 적금의 기간은?


같은 상품이더라도 가입 기간이 길면 0. 몇% 씩 더 주곤 하는데요.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적금에 있어서는 2%든 3%든 수익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은행연합회


한 상품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KB국민은행의 'KB 1 코노미 스마트 적금'입니다.

1년 만기로 하면 1.6%를 주는데, 3년을 한다고 하면 0.3%를 더해서 1.9%를 줍니다.
그러면 위의 계산 법대로, 수익은 1년에 0.13%쯤 증가하겠네요.. (0.3x0.45 = 0.135)

                                                                                                                                                                            

병아리 눈물만큼이라도 증가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적금의 기간은 1년을 추천합니다! 



3년을 추천하지 않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대부분 사람들이 3년을 유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1년 만기 적금의 유지율은 70% 정도고, 3년 만기 적금의 유지율은 30% 정도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어차피 만기까지 보유해도 이자도 얼마 안 주는 데다가, 당장에 쓸데가 있다 보니 많이들 해지하시는 것 같습니다.

유지를 못하고 해지하는 경우, 이자를 중도해지이율 대로 줍니다.
 중도해지이율은 처음에 주기로 한 이율의 반도 안됩니다. 터무니없이 낮죠.

위에 예를 든 1코노미 상품의 경우를 보면,

 
3개월 이상 예치 후 해지 시, 기본이율 x 50% x 경과 월수/계약 월수(단, 최저금리 0.5)를 줍니다.
  
3년으로 가입했다가 12개월 경과시점에 해지한다면,
1.9 x 50% x 12 / 36 = 0.317%입니다. 하지만 자비롭게 최저로 0.5%는 준다고 하네요.

24개월 경과시점에 해지한다면,
1.9 x 50% x 24 / 36 = 0.63%입니다.

위에서 구한대로 수익률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12개월 경과시점의 수익률은 0.23% ,
24개월 경과시점의 수익률은 0.56%입니다.  (0.28x2)

   

거의 안 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차라리 12개월 만기로 가입했었더라면 더 많은 이자를 받았겠죠. 이자율이 1.6%니까요.

이처럼 중도해지 시에는 수익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통계적으로 3년 만기 상품은 유지하는 사람보다 해지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 중도해지이율을 받고 있죠.


그러므로 자금의 유동성 측면을 고려한다면.. 
3년짜리 유지 못해서 저 정도 낮은 수익 받을 바에는 이자율 0.3% 포기하고, 1년짜리로 가입해서 1.6%라도 확정적으로 받는 게 이득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금리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고, 2019년까지 3%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단기적으로는 힘들겠지만, 향후 경기가 회복된다면 미국처럼 서서히 금리가 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금융환경이 변화하고 있죠.


최근엔 인터넷 은행이 출시되면서 시중 은행보다 더 좋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에서 금리비교를 해보시면 같은 1 금융권 중에서는 인터넷은행이 금리가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규제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대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저축은행이 또 금리를 올렸습니다.


기준금리는 변화가 없더라도, 은행에서 주는 예적금 금리는 금융당국의 정책, 금융권의 경쟁 등으로 단기간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그러한 금리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예적금은 6개월 혹은 1년 만기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3년으로 가입해놨다가 1년 뒤에 더 높은 금리 상품이 나온다면.. 아쉽겠죠?

     

 






이전 글에서는 절약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저축을 함에 있어서 이자율보다는 저축 가능 금액이 더욱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죠.


오늘은 그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적금 이자율과 수익률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적금은 눈에 보이는 이자율(%)이 다가 아닙니다. 그 %의 절반 정도가 내 수익이 됩니다. 낮아서 아쉽지만 애초에 정기적금은 수익이 목적이 아니고 목돈 마련이 목적이죠. % 보다는 돈을 모은다는 것에 의미를 두시고, 만기까지 유지해나가는 습관을 꼭 들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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