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

나른함의 모습

by 잭변 LHS

몇 번 꿈속에서 깼던 것 같은데, 잠결에도 ‘아 오늘 토요일이지’ 생각하고서는, 몇 번을 다시 잠 속에 스며들었다. 그러다 창문이 쏟아내는 햇볕에야 정신이 들어, 나른한 눈을 뜬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전 열 시가 다 되어간다.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되더라? 오후에는 친구들과 모여 보드게임을 하기로 했고, 밤늦게는 다른 친구들과 집에서 술 한잔 하기로 했었지. 오랜만에 보는 장난기 많은 녀석들이라, 할 이야기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간질간질하다.


약속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으니, 헬스장이나 다녀오면 되겠다고 생각하며 창문을 살짝 열었다. 가을 공기가 차지 않게 시원해서, 방안의 나른한 공기들을 살짝 밀어온다. 창밖의 하늘이 높고 푸르러서 생각을 바꿔본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헬스장이 아니라 집 앞 남산이나 다녀올까?’


그러다가 내 옆에 귀엽게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당신을 보고 다시 생각을 고쳐먹는다. 당신이 깰 때를 기다려 아점을 나눠먹고 휴일의 여유를 즐기다가 함께 약속 장소에 가야겠다고.


당신이 깰 때까지는 한참 남은 것 같으니, 시원한 커피도 두 잔 만들어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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