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헤어진 동네 카페에게
내가 짝사랑하던 카페가 있었다. 동네의 작은 카페인데, 2층 창가에서 보는 로터리의 정겨움이 참 매력적인 곳이었다.
다만, 워낙 작은 곳이고 또 자리도 비좁은 곳이라, 괜히 혼자서 한두 시간을 카페에서 보내기에는 좀 미안하기도 해서, 자주 찾아가지는 못했던 곳이었다. 그 옆에 큰 카페가 새로 생겼고, 그 큰 카페에서는 왠지 마음 편히 오래 책을 보기에는 좋아서 그곳으로 자주 가기는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큰 카페가 생겨서 좀 어려워지셨을 작은 카페의 주인분에게 혼자 미안해하고는 했었다. 또 그 작은 카페는 저녁 늦게에는 한 시간씩 일찍 닫는 곳이라 혹시라도 내가 오래 앉아 있으면 주인분이 퇴근을 못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저녁 늦게에도 찾아갈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늘 그 작은 카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었다.
그러던 오늘, 재택근무를 하러 큰 카페를 가다가 보니, 1층에서 올려다본 그 작은 카페가 일찍 열려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1년 정도만에 그곳을 방문해 업무를 처리했다. 동네 카페 특유의 여유로움이 있는 그곳에서, 나는 작은 2인용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2시간가량 업무를 처리하고서, 짐을 싸 나가기 전, 어디서 점심을 먹을까 하고 자리에 앉아 검색하고 있을 때, 주인분이 조심스레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말씀을 건네셨다.
"저.. 앞으로 긴 업무를 처리하실 때에는, 저희 카페 말고 다른 카페를 이용해 주세요. 저희가 워낙 작은 카페다 보니까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고, 또 한편으로는 사장님이 야속하기도 했다. 나도 카페 사장님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터라 두세 시간에 한 번은 꼭 새로 음료를 주문하고, 아니면 금방 짐을 싸서 나가는 매우 착한 고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곳 카페의 사장님은 2시간 정도의 여유도 어려운 상환이신 것 같았다.
어쩌면, 그 공간을 두 시간 정도의 업무를 위해 빌릴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한 것은 나만의 정의일 수 있겠다. 그리고 사장님의 카페에 대한 정의는 나와 다를 수도 있겠다. 그 정의를 솔직히 알려주신 사장님도 고민을 많이 하셨겠지만, 나도 두 시간의 사용에 아쉬운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앞으로는 아쉽게도 내 짝사랑이었던 그 카페를 찾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손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공간이나 시간에 대한 서로의 정의가 다르다면, 그것은 관계를 재고해야 하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헤어진 연인에게 바라듯이, 내 짝사랑이었던 작은 동네 카페에게 바라본다.
큰 카페들 틈바구니에서 어려운 시절의 동네 한 귀퉁이 그 자리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