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노쇼 백신 접종 후기
#1.
한 달쯤 전, 4월 말에 노쇼 백신 뉴스를 보고 회사 근처에 있는 의원급 접종센터에 전화를 했었다. 상담원은 오전에 바쁘다면서 양해를 구하며, 오후에 전화를 주신다더니, 정말 오후 네시쯤 전화를 주셨다. 그리고는, 먼저 백신을 맞으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여쭤보셨다.
나는 어머니가 1주일에 세 번 투석을 받으시는 1급 장애인이셔서 면역력이 약하신데, 어버이날에 편한 마음으로 어머님을 뵙고 싶어서 그렇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상담원은 조금 주저하더니, 지금 노쇼 백신이 몇 개 남았다면서 지금 올 수 있으면 오라고 이야기했고, 나는 그 길로 병원에 가서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맞았다.
현장에서 뵌 상담원 분은 편안한 인상의 중년 여성분이셨고, 접종 과정 내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주셨다.
#2
노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난 후, 하루 동안은 특별한 증상은 없었고, 다음 날 저녁부터 머리가 아파 병원에서 알려준 대로 해열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 새벽에 오한이 들어 잠에서 깨긴 했지만, 그 다음 날은 오전부터 멀쩡해졌다.
하루 정도 앓았으니, 아마도 항체가 생겼을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 다음 주 어버이 날 어머니를 뵈러 가는 마음도 한결 가벼웠다. 신장 투석환자로 역시 1차 접종을 하신 어머니와 나는,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3
주변의 친구들이 가끔 “백신을 맞아서 아픈 것이나 코로나에 걸려 아픈 것이나 마찬가지면 안 맞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백신은 그 건강한 젊은이들이 코로나에 걸려 사경을 헤맬 위험이 있어서 맞으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무증상인 채, 주변의 허약한 사람들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 맞으라는 의미가 크다.
하루 이틀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들이라면 백신 접종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건강한 당신을 위해서라기보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