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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Mar 04. 2023

트로트가 뭐길래 II

아쉬움 짙게 바르고..



요즘 트로트 경연 프로에 푹 빠져 있다.

출연자 한 명 한 명의 실력도 실력이려니와 노래 외에도 춤, 그리고 숨어있는 사연까지 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절절하게 가슴에 저며오는 노랫말이 있어서 트로트가 좋다.


지난 목요일에 A종편의 '미*터트롯2' 프로에서 지난주 1차에 이어 준결승 진출자 10명을 뽑는 2차 경연이 있었다.


이번 회차에는 반전에 반전, 이변에 이변이 일어났는데, 그 결과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출연자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반면에 1위는 뜻밖에도 내가 다니는 미용실 사장님의 조카인 '나*도' 가수가 차지하여, 당당하게 준결승에 진출하였다.

지난주 1차 경연 때 12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이 위태로웠는데, 정말 대이변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겠다.




이렇게 이변이 속출하게 된 원인은 바로 점수 산출방식에 있었다.

지난주 1차전에는 경연을 펼친 두 사람에게 각각 점수를 부여하였는데, 이번주에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하도록 하여 점수를 몰아주도록 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납득하기 어려운 점수 산출방식으로 내가 눈여겨봐 왔던 '김용*' 출연자가 그만 안타깝게 락하고 말았다.


조용히 서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호소력 짙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한테 듀엣으로 춤을 추게 해 놓고, '누가 잘했어요?'하고 묻는 게 정상적인가 싶다.

결국 심사위원 중 그를 선택한 사람이 없어서 심사위원 점수 '0점'을 받고 말았는데, 과연 그 출연자가 0점짜리였는지 깊은 의문이 남는다.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라는 것은 팀웍과 두 사람의 호흡을 본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당연히 공동 점수를 주는 게 타당하고, 개인별로 자신의 필살기 노래를 부르라고 해서 '누가 잘했어요?'하고 묻는 게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가 싶다.


결과적으로 1차전의 점수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고, 2차전에서 본인의 실력보다는 상대방의 실수로 몰표를 받은 출연자가 상위권을 차지하는 정말 희한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경연 프로가 코미디 프로가 되고 말았다.


10살 작은거인 황*호가 꼴찌?


그래놓고 심사위원들은 의외의 결과에 스스로 놀라 두 눈을 똥그랗게 떴고, 최종 결과에 대한 짐을 오로지 관객들에게 떠넘기는 장면을 연출하였다.


안 그래도 '미*터트롯1'에 비해서 인기도 떨어지고 출연자들의 실력도 모자라는 것 같은데, 스타성이 있는 사람들을 떨어뜨리고 준결승, 결승전을 치르게 생겼다.



한편 B종편에서 결승전을 치르고 있는 '미스터트롯*' 프로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출연자가 개인의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한참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트로트 경연 프로가 예전의 인기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방송 모두 내리막길을 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 나부터도 내주에 방송을 볼 흥미를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엄연한 경연 프로인데, 여기서 마저 납득하기 어려운 '운칠기삼'이 통하면 안 된다.

아마 트로트 전성시대도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는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우리 '나*도' 가수의 1등과 준결승 진출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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