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에 단편소설이 실렸어요

by 이은호



이번 주말에 발간되는 계간 문예지 '한반도문학 여름호'에 제 단편소설이 실렸습니다. 3백 페이지나 되는 책 제일 끄트머리에 겨우 달렸습니다.


지난달 동 문예지의 신인 작품 모집 공고를 보고, 도대체 내 글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아보고 싶은 욕심에 단편소설 부문에 응모를 했더랬습니다. 그랬는데 채택이 되었네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심사평이라는 걸 받았습니다. 제 주제에 고명하신 심사위원님들로부터 평가를 받았으니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겠습니까? 역시 날카롭게 지적하시고 미사여구를 쓰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이은호의 소설 '종이학'은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하게 하는 스토리 텔링이다. 시골 초등학교 소년과 소녀의 나긋한 사랑 이야기가 다소 뻔하게 전개된 것이다. 획기적 반전이나 심리적 갈등이 별로 없다. 그러나 소설가로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과 서사구조가 단단하여 앞으로 기대해 볼만하다."


여기서 '이은호'는 당연히 저 '은둔호랑e'입니다. '은둔호랑'을 줄여서 '은호'라고 한 것이죠. 앞으로 제 작품에 쓰려고 하는 필명입니다.


소설가 지망생으로서 '앞으로 기대해 볼만하다', 이보다 더 기쁜 심사평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제가 엮어내는 스토리에 어떤 반전상황의 전개나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갈등이 보완된다면 충분히 작품성이 있다는 말씀이시니, 어렴풋하게나마 앞으로 제가 글을 써나갈 방향성을 잡았다고나 할까요? 사실 그동안은 이게 죽인지 밥인지도 모르고 썼었거든요.


택배로 책을 받고 펼쳐보았습니다. 제 작품이 활자로 인쇄된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잘난 얼굴도 아닌데 사진을 대문짝만 하게 실어 주셨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좀 꾸미는 건데 그랬습니다. 어차피 책에 나왔으니 브런치에도 그대로 노출시켜 보겠습니다. 지난번 제 고딩 때 사진을 보고 훈남이라고 하신 분께 죄송합니다. 이미 40년도 더 흘렀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아아~ 이젠 '은둔'도 틀렸습니다. 아무래도 브런치 작가명을 바꿔야 하나 봅니다. 머리가 아픕니다.



앞으로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지금까지는 마구 써내려 갔는데 이젠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생각하고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즉, 즐거운 고민인 셈이죠.


우선은 단편을 위주로 써보려고 합니다. 심사평을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책으로 내고 싶습니다. 갑자기 의욕이 마구마구 솟구칩니다.


많이 부족한 제 작품을 선정해 주시고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한반도문학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늘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우리 애정하는 브런치 이웃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뭐 사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브런치를 통해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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