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하루하루 '뭘 먹을까?' 고민이다. 그동안 바쁘게직장 생활한다는 핑계로 밥투정만 했었지, 매일 힘들게 밥을 차리는 아내의 고충을 이해하는 데에는 인색했었다. 그러다 막상 나 스스로 챙겨 먹어야 할 날들이 많아지고, 아내와의 평화로운 공존도 도모하다 보니 가끔이라도 요리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기본 실력은 없지만 그래도 하다 보면 느는 게 요리실력 아니겠는가? 해서 인터넷으로 먹거리를 주문하거나 티브이 홈쇼핑의 먹거리 방송을 자주 보는 편이다.
며칠 전, 하릴없이 티브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깨끗하게 손질하여 말린 황태 포를 파는 방송을 접하게 되었다. 빨갛게 양념하여 프라이팬에 구운 황태양념구이가 그럴듯하게 보였다. '매콤 달콤한 황태구이에 시원한 맥주 한잔 하면 딱인데!' 군침이 꼴깍 넘어갔다.홈쇼핑 방송 호스트들이 맛있게 시식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어느새 핸드폰 앱을 열어서 주문을 하고 있었다.
황태는 추운 겨울 찬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말린 생선으로 80% 이상이 단백질로 구성돼있다고 한다. 100g 당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 19g, 황태 79g으로 네 배나 많다고 한다. 게다가 황태 속 단백질에는 메티오닌 아미노산이 풍부한데, 이는 혈관 독소 제거 및 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단백질 속 미오신 성분은 근육 강화에 효과가 있어 운동량이 적은 겨울철 단백질 보충에 좋다고 한다.한마디로 노년 건강에 좋다는 말씀.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은 황태. 제철에 싼값에 구입해서 약간의 수고를 거치면 훌륭한 밥반찬도 되고 요리실력도 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내에게 칭찬을 들으니 이거야 말로 일석삼조로구나!^^
회사 다닐 때 동료들과 황태구이를 안주삼아 막걸리나 소주잔을 기울이던 때가 있었고, 술 마신 다음날 숙취해소로 시원한 황태해장국을 먹던 기억도 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일단 황태양념구이에 도전해 본다. 당연히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보는 것이다.
먼저 황태를 깨끗한 물에 가볍게 씻고 물에 충분히 적셔서 한 시간 정도 불린다. 그사이 양념장을 만드는데 각자 취향대로 내용물을 가감하면 된다. 나의 경우는 고추장, 고춧가루, 진간장, 설탕, 올리고당, 맛술, 다진마늘, 무즙, 양파즙, 후춧가루를 손 가는 대로 대~충 섞었다.
불린 황태의 대가리를 떼어내고 가위로 지느러미를 잘라내고, 먹을 때 걸리지 않게 살 속에 박혀있는 큰 가시들을 제거해 준다. 그러고 나서 만들어둔 양념장을 숟가락으로 고르게 발라주고 양념이 배이도록 한 시간 정도 방치한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팬이 살짝 달궈지면 황태를 올리고 가늘게 썬 대파를 그 위에 뿌려준다. 중불에 익히면서 바닥에 들러붙지 않게 한 번씩 옮겨주면서 구워내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