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사랑법의 종착지

by 이은호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었다. 비가 오는가 싶으면 날이 개었다가, 날이 개었나 싶으면 다시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그러다가 빗줄기가 점점 거세져 하늘이 구멍 난 듯 폭포수처럼 쏟아지기도 하였다. J기업의 노사분쟁도 마찬가지였다. 노사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노조 측의 잔업거부와 부분파업이 지속되고 있었다. 그에 따른 생산차질로 거래선에 공급해야 할 제품의 납기가 늘어져, 영업부서 직원들은 거래선으로부터의 독촉에 대응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현장을 뛰어다녔다. 과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날도 아침부터 최 사장 주재로 대책회의가 열렸지만, 생산량 자체가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산담당 임원의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뾰족한 대책은 없었다. 한숨을 후 내쉰 최 사장이 김 상무에게 지시를 내렸다.


"생산시설 일부를 중국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세요. 증설 포함해서요. 노사협상이 끝나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이참에 아예 국내 공장을 축소할 필요성도 있어 보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바로 검토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랬다. 김 상무는 대 노조업무만 맡고 있는 게 아니라 관리부문 전체를 맡고 있었고, 그런 일은 관리부문에 속해 있는 기획팀에서 해야 할 업무였다. 그리고 사실 김 상무는 예전에 기획팀장을 하지 않았었던가! 바로 자신의 전공분야였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생각해 볼 때 사장님의 지시는 당장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단기대책도 아니었고 문제가 있는 지시이기도 하였다. 생산설비를 옮기는 게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도 아니고, 더구나 증설을 한다면 설비제작 포함하여 최소한 일 년 이상이 걸리는 일이었다. 사장님이 답답해서 한 말씀이겠지만, 이 시점에 자칫 설비이전을 한다는 소문이라도 퍼지게 되면, 마치 불에 기름이라도 부은 듯 노조에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일이기도 하였다.


회의를 마치고 김 상무는 서둘러 사장실을 찾았다. 그리고 주 위원장을 만나고 하 반장과 면담을 나눴던 내용을 보고 하였다. 사실은 좀 더 알아본 후 보고를 할 예정이었지만 최 사장이 설비이전을 검토하라고 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정 노조위원장이 성희롱 사건에 연루되었으며 관련하여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최 사장은 쾌재를 불렀다.


"그래, 바로 그거야! 김 상무, 당장 감사실장을 오라고 하게."


"사장님, 아직 증거가 명확지 않습니다. 단지 피해자 한 사람이 있을 뿐이고 그것도 당사자를 아직 만나보지 못하였고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김 상무는 최 사장이 급한 나머지 너무 서둘러 실수를 할까 봐 걱정되었다. 하지만 최 사장은 급했다. 피해 당사자가 있는데 더 무엇이 필요하랴 싶었다.




며칠 후, 김 상무한테 정 위원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그가 노조위원장실을 들어서자 정 위원장은 표정이 잔뜩 구겨진 채 대뜸 한 마디 던졌다.


"요즘 감사실에서 내 뒤를 캐고 있다면서요?"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김 상무는 짐짓 모르는 체 되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있는 그의 표정을 보자 정 위원장은 언성을 높여 따지듯이 몰아세웠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이제 하다하다 사람을 파렴치범으로 만들고 말이죠. 노조가 그렇게 우습게 보입니까? 한번 제대로 해볼까요?"


정 위원장의 당당한 태도에 김 상무는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장님께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실에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닌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 소식이 자연스럽게 정 위원장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고, 그가 뭔가 대비를 하였음이 틀림없었다. 그가 김 상무에게 다시 한번 으름장을 놓았다.


"내가 말이죠 마음만 먹으면 계약직이나 다름없는 임원 한두 명 옷 벗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감사실장에게 전하세요. 똑바로 처신하라고요. 그리고 김 상무님도 적당히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합니다. 정치 몰라요? 정치!"


김 상무는 노조위원장에게 그런 소리를 들을 줄은 몰랐다. 그건 완전 협박이었고 사람을 안하무인격으로 무시하는 태도였다. 속으로는 '네가 뭐가 그리 잘났냐? 파렴치한 성희롱범 주제에.' 하고 쏘아주고 싶었지만,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을 꾹 참았다. 자초지종을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대응할 수도 없었다.


"제가 상황을 잘 모르니 일단 알아본 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한 발 물러서서 위원장실을 나오려는 김 상무의 뒤통수에 대고 정 위원장이 뜻밖의 말을 꺼냈다.


"김 상무님이 양 부위원장과 밖에서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묻어둘 건 묻어두고 조용히 넘어가는 게 좋을 겁니다. 아시겠어요?"


그 말을 들은 김 상무는 띵한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화가 솟구쳤다. 돌아서서 정 위원장을 쏘아보며 한 마디 하였다.


"뭐라고요? 지금 절 협박하시는 겁니까? 뭘 똑바로 알고 말씀하시죠. 그 말씀 취소하십시오. 안 그러면 후회하실 겁니다."


정색을 하고 강하게 나서는 김 상무의 태도에 정 위원장이 주춤하였다. 그리고 말꼬리를 흐렸다.


"아 뭐 꼭 뭘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노조위원장실을 나온 김 상무는 좀처럼 뒤집어진 속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자신의 사무실에 도착한 그는 바로 회사 자문 변호사와 노무사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노사 간에 벌어진 상황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았다. 김 상무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 위원장을 그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았다. 느슨하게 대처했다가는 자신에게 해가 돌아올 것도 같았고, 회사를 위해서도 그런 자가 노조위원장으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정 위원장이 무엇을 믿고 큰 소리를 치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감사실에서 진행하는 조사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하였다.


감사실장을 통해서 들은 소식은 김 상무를 당황케 만들었다. 정 위원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직원이 진술을 번복했다는 것이었다. 그날 술자리에서 노조위원장이 조합원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신체 접촉이 있었는데, 자신이 과민반응을 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동석했던 다른 조합원들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노조위원장이 그럴 리가 없다고 두둔하고 나섰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혐의 없음으로 종결해야 할 것 같다고 하였다. '이런, 산통 다 깨졌네! 그러길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는데...' 김 상무는 혀를 끌끌 찼다.


그날 저녁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조용한 식당에서 김 상무와 하 반장이 다시 만났다. 하 반장은 그 여직원이 아무래도 정 위원장 측으로부터 회유를 받은 것 같다고 하였다. 현장 조합원들의 대부분이 현 집행부 편이므로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끝난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자기가 파악하기로는 그 여직원 말고도 피해를 본 여직원이 더 있다고 했다. 지금은 분위기가 그렇지만 어떤 계기가 있으면 분명히 다들 나설 것이라고 하였다. 하 반장은 김 상무에게 감사실에서 조사하는 일을 좀 제지시켜 달라고 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다 눈치채도록 거의 줄을 세우다시피 해서 물어보면 누가 바른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곳곳에 현 노조집행부의 눈길이 미치고 있는데 말이 되느냐고. 김 상무가 듣고 보니 감사실에서 정말 바보 같은 짓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았다. 감사의 ABC도 모르는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 김 상무는 답답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음에도 그걸 살리지 못하고 날려버린 후, 회사의 노사관계는 더욱 얼어붙었다. 대 노조업무를 맡고 있는 김 상무는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양 부위원장에 이어 정 위원장과도 사이가 악화되고 말았다. 앞이 캄캄한 게 도저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하 반장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그 뒤로 별다른 진척이 없는지 연락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시간이 다되어 회사 정문 앞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소란이 일어났다.


"불륜녀 양OO 너 주고 나 죽자!" "J기업 대표는 가정파괴범을 해고하라!"


검은 모자에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여성 다섯 명이 피켓을 들고 확성기를 통해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두 명은 퇴근하는 직원들에게 A4 용지에 프린트된 호소문을 나눠주었다. 김 상무가 창문 밖으로 내다보다가 무슨 일인가 알아보라고 직원을 보냈다. 김 상무는 직원이 들고 온 호소문을 읽으며 등줄기에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소름이 쫙 끼쳤다.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닌 것이었다. 그날 밤 모텔 앞에서 마지막 기회라며 선택하라고 했을 때, 판단을 잘못하여 그녀와 함께 했다면 지금 자기 꼴이 어떻게 되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녀, 양 부위원장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집 남자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하였다. 그것도 그 집 여자가 병이 들어 장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이에 관계를 맺었다고 했다. 돌싱으로 딸아이 하나와 살고 있는 양 부위원장이 꼬리를 친 것이라고 하였다. 자기 딸과 친구인 그 집 아이들을 봐준다는 핑계로 반찬을 만들어 들락거렸는데, 어느 날 불륜현장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들켰다고 했다. 그 때문에 그 집 여자는 병이 더 심해졌다고 하였다. 피켓을 들고 데모를 하는 여자들은 피해 여성의 친구들인데, 친구가 불쌍해서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 남편 회사에 이어 불륜녀인 양 부위원장의 회사에 와서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얼마나 나쁜 연놈들인지.




회사에서는 양 부위원장 신상에 대한 대책회의가 열렸지만 징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였다. 불륜이라는 게 회사에서 생긴 일도 아니고 개인 사생활에 대한 문제인 데다가, 본인이 적극 부인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형사사건도 아니어서 징계의 근거가 약하였다. 회사 사규에 품의유지 위반이라는 조항이 있었지만 너무 두리뭉실하였다. 그렇게 갈팡질팡하는데 해결의 실마리는 의외로 현장에서부터 풀렸다. 김 상무가 하 반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응접실에서 마주한 하 반장이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김 상무님, 이제 일이 좀 풀릴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장에서 양 부위원장에 대한 여론이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특히 여직원들 사이에서 남의 가정을 파탄 낸 불륜녀를 용서할 수 없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렇다고 그만두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정 위원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직원들이 더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해 놓았죠. 이참에 현 집행부를 윤리적 도덕적으로 문란한 자들로 몰아붙여 보이콧하는 것입니다."


"정말요?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김 상무는 하 반장의 이야기를 듣고 무척 기뻤다. 회사 임원을 아주 우습게 아는 정 위원장에게 본때를 보여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는 기쁜 마음을 숨기고 짐짓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하 반장이 말을 이었다.


"주 위원장님도 힘을 보태기로 하였습니다. 주 위원장님이 자신을 따르는 조합원들을 설득시켜 주기로 하셨죠. 여론을 조성하여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추진할 생각입니다."


거기까지 이야기한 하 반장이 김 상무를 똑바로 쳐다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김 상무님, 그런데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저를 밀어주시겠습니까? 저와 한번 손잡고 일해보시겠습니까? 저는 지금의 집행부와는 다르게 합리적인 사람입니다. 저를 한번 믿어 보십시오."


김 상무는 생각하였다. 사실 생산담당 임원을 통해서 알아본 바로는 그가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이 아니었다. 잘만하면 회사와 노조가 윈윈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더구나 그가 노조위원장이 되는 것을 돕는다면 그도 결코 자신을 무시하지 못할 터. 아무리 못해도 지금의 정 위원장보다 몇 배는 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당연하죠! 하 반장님을 믿겠습니다. 우리 한번 잘해봅시다."


"감사합니다, 김 상무님!"


두 사람은 서로 손을 힘 있게 마주 잡고 환하게 웃었다.




그다음부터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노조 조합원들의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있었고, 거의 80%에 이르는 찬성률로 불신임이 가결되었다. 그리고 노조위원장 재선거가 잇달아 열렸다. 음으로 양으로 회사의 지원을 받고 또 주 위원장의 지지를 받은 하 반장이 어렵지 않게 승리하여 차기 노조위원장이 되었다. 그리하여 급진 진보주의 정책으로 조합원들의 성원을 받았던 집행부가 물러나고, 보수 온건주의 성격이 짙은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게 되었다. 당연히 노사분쟁도 원만하게 타결되었고 회사는 완전히 정상화되었다. 조합원들도 만족하였다. 김 상무가 최 사장에게 간곡히 요청하여 새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로 전 직원에게 특별 위로금 100%를 지급한 것도 한 몫하였다.


사태가 안정된 후, 회사는 정 위원장과 양 부위원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정 위원장은 성희롱 혐의로 3개월 정직, 양 부위원장은 경고 처분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성희롱 수준이 그렇게 심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형사고발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체면을 구길대로 구긴 그들은 고개를 들고 회사에 계속 다닐 수가 없었다. 양 부위원장은 바로 자진 퇴사를 하였고, 정 위원장은 정직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걸로 길고 길었던 갈등이 막을 내렸다.


평온한 나날이 이어지던 어느 날, 김 상무는 주 위원장과 시내 횟집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주 위원장이 술을 입에 털어 넣고 큼직한 회 한 점을 초장에 푹 찍어 우물우물 씹었다. 그러고 나서 씩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짜식들이 사람을 우습게 보았단 말이지. 기껏 키워주었더니 은혜를 모르고 물려고 들단 말이지."


"위원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 정 위원장 말이에요. 내가 그래도 선배로서 코치 좀 해주려고 했더니, 글쎄 나더러 당신은 이미 회사를 떠난 사람이니까 잠자코 있으라네.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성질을 내면서 그렇게 무안을 주더라고. 다 자기를 위해서 한 소리인데."


"아하,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랬다. 주 위원장이 지역연맹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가끔 회사에 들러 한 마디씩 조언을 했는데 그걸 정 위원장은 고깝게 들었던 모양이었다. 이제는 자기가 회사의 노조위원장인데 사사건건 간섭하는 주 위원장이 보기 싫었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주 위원장을 무시하는 반발을 했고 거기서 둘 사이가 틀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게 시발점이 되어 주 위원장이 하 반장과 손잡고 자기 쪽 사람들을 움직인 것이었다. 노사 간 분쟁으로 회사 측에서 전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답답해할 때, 노노 간 대립으로 저절로 일이 해결되어 버렸다. 그러고 보면 앞날이 어떻게 돌아갈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세상살이인 것이었다. 그냥 선택의 순간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주 위원장이 김 상무의 손을 잡아끌었다.


"김 상무님, 한잔 더 하러 갑시다. 일도 잘 마무리되었고 기분도 좋고 오늘은 내가 다 쏠게요."


"예? 한잔 더 하자고요? 좋습니다. 가시죠!"


잠시 후, 둘은 정말 친한 사이처럼 어깨동무를 한 채 주 위원장의 단골 노래주점으로 향했다. 김 상무가 양 부위원장의 체취를 처음으로 느꼈던 곳. 지루하게 늘어졌던 장마가 끝났는지 까만 밤하늘엔 동그란 보름달이 둥실 떠서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 이 글은 특정회사나 특정인물과 관계가 없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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