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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May 10. 2024

나비



어렸을 때, 나비는 지천에 흔한 곤충이었다. 노랑나비 흰나비 호랑나비 제비나비. 방학숙제 곤충채집에 화려한 호랑나비 몇 마리필수. 잠자리채 들고 나풀거리는 나비 쫓아 동무들과 들과 산을 누볐었다.


흔하디 흔한 나비가 요즘은 없다. 집 앞 하천변에 온갖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데, 거기에 나비는 없다. 꽃과 나비. 내가 알던 당연한 문장인데, 이제 그게 아니다. 알에서 성충 나비가 될 확률이 백분의 일이라고 하던데, 그 확률이 줄고 줄고 줄어서  희박해진 까?


주변에서 나비가 사라졌다. 사실 나비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가는 것 같다. 벌이 그렇고 메뚜기, 방아깨비, 여치도 본지 오래다. 자연친화적 곤충은 사라지는 반면, 구석구석 바퀴벌레가 득시글거린다. 바퀴만 점점 인간친화적으로 진화하는 건가?


바람이 분다. 모처럼 만난 나비가 위태롭다. 버티려고 펄럭이는 나비의 날갯짓이 애처롭다. 바람아 멈추어다오. 그리고 가지 말아요, 그대여. 사라져 가는 것들, 잊혀가는 것들에서 나비 당신은 아니 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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