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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Jun 04. 2024

부산 커피쇼에서 건진 수확



마침 지난주에 부산 벡스코에서 커피쇼 행사가 있었습니다. 북카페를 오픈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은데, 런 행사를 놓칠 수는 없죠. 그래서 딸과 함께 가보았네요. 행사장은 평일 오전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찾는 게 있었습니다. 지난주 커피설비를 구입한 곳에서 교육도 받고 메뉴 구성에 대한 알짜 정보도 얻었지만, 좀 더 알고 싶고 메뉴에 추가하고 싶은 게 있었거든요.


딸은 밀크티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커피를 못 마시는 손님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죠. 마침 밀크티 제품을 파는 곳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바닐라, 얼그레이, 레몬 밀크티를 시음해 보았습니다. 특히 그곳은 분말이 아닌 액체 농축액을 사용하여 내용물이 균일하게 잘 섞이고, 인위적인 아닌 좀 더 자연스러운 맛이 는 것 같았습니다. 맛도 괜찮더군요.


다음으로는 과일청을 취급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딸기, 블루베리, 자몽, 망고, 패션프루트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습니다. 딸이 딸기에 관심이 있어 딸기아이스라테를 시음해 보았습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딸이 딸기라테는 꼭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과육이 씹히면서 새콤달콤하고 고소하고 시원하고, 맛이 괜찮았습니다. 투명 유리잔에 흰색, 빨간색으로 담겨있는 모양도 예뻤고요.


사실 저는 지금껏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를 마시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따뜻한 것을 주로 먹고 가끔 카페라테만 아이스로 먹습니다. 그래서 밀크티나 과일라테, 에이드 같은 것은 잘 모릅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 특히 여성 손님들에게는 그런 음료필수라고 하네요. 어쨌든 메뉴는 전적으로 딸의 의견에 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 딸은 현장에서 구매계약을 하면 10%의 물량을 더 준다는 제안에 솔깃해서 과일청 구매계약을 하였습니다. 양이 많아서 자칫하면 올여름 딸기아이스라테를 엄청 마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커피 원두를 공급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세 종류를 시음해 보았는데 디카페인 커피에 구미가 당겼습니다. 커피설비를 구입했던 곳에서 마셨던 디카페인 커피가 뭔가 살짝 허전했었거든요. 런데 곳에서 맛본 디카페인 커피는 콜롬비아 싱글 원두인데, 산미가 살짝 느껴지면서 단맛과 구수한 맛이 나는 꽤 매력적인 녀석이었습니다. 약간의 산미가 뭔가 부족할 수 있는 디카페인을 잘 잡아주는 것 같았습니다. 딸도 이곳 커피가 더 마음에 든다고 하더군요.


상담신청을 하니 사장님께서 세 가지 종류의 커피를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직접 내려주며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인연이 닿으려고 그러는지 사장님도 독립서점을 4년 동안 운영 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점이야기도 이것저것 해주더군요. 정말 신기하였습니다. 어떻게 이곳에서 책으로 같이 엮이게 되는지.


나중에 그곳을 다시 들려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음을 해보았습니다. 따뜻한 것과 찬 것과의 차이를 알고 싶었죠. 사장님은 오히려 차게 마실 때 더 깊은 맛이 난다고 자신하였습니다. 카페라테로 마시면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고도 하였죠. 자신의 커피원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신 것 같았습니다.




커피쇼를 둘러보면서 시야를 넓히는 좋은 시간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커피쇼를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관람객이었고, 이번에는 실제 개업을 눈앞에 둔 입장이라 그런지 느낌이 다르더군요.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막연하다가오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매장에서 적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구체적인 생각이 더라고요.


한참 돌다 보니 바리스타용 앞치마를 팔고 있는 곳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구입하였습니다. 모양도 색깔도 맘에 드는 걸 싸게 득템 하였죠. 거의 세 시간 동안 서서 돌아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커피며 음료며 이것저것 마셨더니 속도 니글니글 하고 힘들었지만, 제법 많은 수확을 건진 커피쇼였습니다.






가게 인테리어 공사도 서서히 마무리되어 가고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쓸 커피잔을 구하려고 한 그릇가게에 들렀더니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요. 구경만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지선다형 문제에는 자신 있었는데, 수많은 것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은 고난이도 문제더군요. 좀 더 공부를 하고 다시 와야겠습니다.


딸은 가게에서 쓸 소품 디자인해서 제작의뢰하는 일도 열심입니다. 새싹 열두 개 찍으면 커피 한잔 무료라네요. 커피나 음료 말고 책을 구입해도 찍어드립니다. 딸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옆에서 빈둥거리는 것 같아 제 마음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다만 저도 마음으로는 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음 주에는 인테리어 공사가 끝난 실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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