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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Apr 04. 2022

보상의 원칙

외부 경쟁력과 내부 공정성


해마다 평가보상이 끝나고 나면.. '얼마나 올랐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월급명세서를 살펴보는데 대개가 실망을 하게 다.


세상 모든 물가는 다 오르는데 내 월급은 안 오르고.. 한 해 동안 정말 열심히 일하고 성과도 냈는데 내 월급은 거기서 거기다. 게다가 기껏 몇 푼 오른 것도 세금으로 다 떼어간다.


뉴스를 보면 평균 연봉이 일억이 넘는 회사가 즐비하고.. 그것도 모자라 특별 인센티브니 스톡옵션이니 대박을 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데..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참 서글퍼지기도 한다.


세상이 그렇다.

개인의 역량 차이는 깻잎 한 장 정도인데.. 그 대가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다.


내가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월급이 크게 올랐적이 딱 두 번 있었다.

그중 절반은 세금으로 떼어갔지만..


나머지는 다 도토리 키재기였는데 그것도 긴 세월 동안 조금씩 누적되다 보니까 나중에는 제법 많은 월급을 받는 수준까지 올라가기는 하였다.


그래서 아주 가끔씩은 최소한의 직장인 양심으로 '내가 월급 도둑인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서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마음을 추스리기도 하였다.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다.


이 보상에는 매월 받는 월급이 있고.. 월급 외에 비정기적으로 받는 상여금, 성과금, 연차수당 등이 있다.

그밖에 스톡옵션이나 특별 인센티브 그리고 다양한 복리후생이 있을 수 있다.


회사에서 이들 보상 수준을 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기본 원칙이 있는데.. 바로 '외부 경쟁력''내부 공정성'이다.


외부 경쟁력은..

채용시장에서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인재를 채용하는데 필요한 보상 수준을 말한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는  최고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므로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이 속하는 산업군 또는 근무지역 또는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군에 대한 시장 급여가 어떤지.. 그 채용시장에서 내부 인력의 유출을 방지하고 외부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보상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매년 모니터링하여 회사의 보상 수준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라도 최소한 단계적으로 보상 수준을 어떻게 해나갈 건지 로드맵을 마련하여 직원들에게 의사소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원 입장에서는 이직이라는 게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와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 이직보다는 그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려는 의지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불확실성에 따른 직원들의 불평불만으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상황이라도 방지할 수 있다.


내부 공정성은..

직원들의 성과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공정'하게 하느냐의 문제인데.. 전적으로 직원들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


회사에서 아무리 공정하게 평가 및 보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의 그 결과에 대한 수용도가 떨어지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특히 보상에 대해서는 직원 각 개인이 느끼는 감정적인 요소가 작용하므로.. '절대적인' 수준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상대적인' 수준도 중요하다.


즉 직원 각 개인의 역량과 개인이 성취한 성과에 따라 공정하게 보상을 해야지.. 직원들이 수용할 수 없는 모호한 기준으로 개인별 차등 보상이 이루어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차등'이 아니고 '차별'이 되고 만다.


이 상대적인 수준에 문제가 생기면 일에 대한 허탈감, 상사에 대한 배신감, 조직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회사 입장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회사에서는 평가보상 제도를 잘 설계하고 직윈들의 수용도를 높이도록 지속적으로 설명해 하며.. 직원들의 건설적인 의견을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평가보상 제도를 운영하면서 특히 중요한 건.. 팀장 등 평가자들의 평가역량을 높이고 회사의 평가보상 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거의 인사 담당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개중에 보면 팀장이 직원들에게 평가보상 결과를 피드백하면서.. '나는 모른다' '위에서 그렇게 했다'발뺌에만 급급한 경우가 있는데.. 한마디로 팀장자격이 없는 사람이고 이런 사람이 장으로 있으면 조직이 망가진다.


물론 이런 회사의 대부분은 리더를 육성하는데 전혀 관심이 없고 팀장 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않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으니 '도긴개긴'이긴 하다.


리더는 직원들이 제대로 성장하여 성과를 내고 회사에 기여하도록 이끌어 가야 하는 사람이다.

리더의 능력과 열정 여하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정상적인 회사라면 리더를 체계적으로 공을 들여 육성해야 한다.


투자 없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특히 사람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해도 지나침이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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