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점원의 새해 첫날

북카페 점원의 일상이야기

by 이은호


새해 첫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가게 오전 당번이라 일찌감치 집을 나섰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코끝이 찡합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보니 딱 가게 앞에 세워주는 준 자가용 49번 시내버스가 17분이나 남았네요. 추운데 발 동동거리며 기다릴 수가 없어 다른 루트로 가기로 합니다. 막 도착하는 99번 버스에 올라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지하철 타고 한번 환승하여 광안역에서 하차해서 버스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가게로 향합니다. 날은 춥지만 눈부신 햇살이 비추는 사이로 사람들이 경쾌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저도 그 뒤를 발맞춰 따릅니다.


가게문 여니 창문을 통하여 따뜻한 햇볕이 들어오고 포근한 기운이 점원을 맞이합니다. 모든 게 어젯밤 퇴근할 때 모습 그대로 멈춰있네요. 평온한 마음으로 평소 숙달된 루틴대로 오픈 준비를 합니다. 실내청소는 어젯밤에 하였고, 정리만 간단하게 하고 나서 가장 중요한 에스프레소 머신 추출 작업을 합니다. 원두 분쇄하여 정량 맞추고 추출시간과 추출량을 확인합니다. 원두량 18g, 추출시간 28초, 추출량 34.3g. 합격입니다. 따끈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셔봅니다. 씁쓸 고소 달콤. 기대했던 맛 그대로네요. 입가에 살짝 미소가 잡힙니다.



새해 첫날 가게 풍경을 담고 싶었습니다. 사진 찍고 동영상도 찍습니다. 정리하여 글 쓰는데 손님들이 오시네요. 다락방 예약손님도 있고, 손님들이 계속 오셔서 바빴습니다. 오후 세시 조금 지나 사장님이 출근합니다. 지인들과 1박2일 연말 모임을 하고 바로 가게로 오는 길이라고 합니다. 이제 제가 퇴근입니다. 밖에 나오니 춥습니다. 따끈한 돼지국밥 한 그릇 할까 하고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아뿔싸! 금일 재료소진으로 영업마감 했답니다. 새해 일출을 보려고 광안리 바닷가에 몰린 손님들이 아침부터 장사진을 쳤던 모양입니다. 애고 어쩌지 하는데, 집에 가는 49번 버스가 오네요. 쌩쌩부는 찬바람에 자동으로 버스에 오릅니다. 손님 뜸한 버스에 굳이 경로석에 자리 잡고 앉아 창밖 풍경을 봅니다. 장민호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네요. 미끈한 얼굴이지만 왠지 추워 보입니다.



브런치 이웃 여러분들은 새해 첫날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떡국은 드셨는지요? 저는 오늘 저녁에 떡국 먹을 예정입니다. 한 살 더 먹기 싫어 떡국 안 먹는다고 했는데, 아내가 먹을 건 먹어야 한다며 저녁은 떡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2026년이 붉은 말의 해라고 합니다. 적토마인가요? 적토마는 하루 천리를 간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바쁘게 살아온 세상, 그렇게 빨리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브런치 이웃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붉은 말의 기상을 받아서 소원하는 모든 일들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떡국 꼭 드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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