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점원의 일상이야기
"음료 한잔, 책 한 권, 문구류 만원 이상 그리고 텀블러 지참 시 새싹을 찍어드립니다. 새싹이 다 차면 원하시는 음료 한잔을 드립니다."
가게 오픈 한지 2년이 다 되어가다 보니 단골손님이 꽤 생겼다. 그와 함께 새싹 다 채운 쿠폰이 늘어나고, 음료와 자리바꿈 하여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쿠폰과 교환되는 음료를 만들 때면 신경이 더 쓰인다. 아무래도 가게를 자주 찾으시는 손님을 위한 거니까.
입구에 있는 게시판에 손님들 발자취가 끊이지 않는다. 추천 책 메모지가 빼곡하다. 사장님이 책구매를 하고 나면 메모지를 떼지만, 새로 붙는 게 많아 늘 빈자리가 없다. 우리나라 성인 중 60%가 일 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하는데,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다. 가게에 비치된 열람용 책을 읽기도 하고, 가지고 온 책을 읽기도 하고, 새 책을 구매하여 읽기도 한다. 음료 마시며 책 읽는 모습을 보면 정말 평온해 보인다. 소소한 일상 속에 소소한 행복. 딱 그 모습이다.
손님들의 발자취가 남는 또 다른 곳은 방명록이다. 홀에 하나, 다락방에 하나. 책 읽고 글쓰기 좋아하는 분들 답게, 방명록에 글 남기는 데 주저함이 없다. 단골손님도 있고, 가게에서 하는 모임에 참여하는 분도 있고, 처음 방문한 손님도 있다. 특히 먼 타지에서 오신 분들의 사연은 책방지기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일본어 원서 읽기 클래스'를 했습니다.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2025. 5.
내 소중한 뜨개질 친구랑 재밌는 시간 보내고 가요. 다른 카페 가려고 기다리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왔는데 너무 좋아요! 2025. 6.
인생 첫 나 홀로 여행을 왔습니다. 처음으로 와본 북카페에서 좋은 시간 보내다 가요. 삶이 주는 낭만을 행운을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가자고요. 2025. 7.
여행을 떠날 때면 그 지역의 책방에 꼭 들리곤 해요. 부산에서의 기억 중 이 책방온실에서의 기억이 즐거운 한 페이지가 될 것 같아요. 2025. 8.
김해에서 '책 좋아하는 가족' 왔다 갑니다. 책 좋아하는 딸 생일선물로 책이랑 굿즈를 한가득 사가지고 가요. 다음에 또 올게요. 책방 너무 예뻐요. 2025. 9.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마음이 복잡해서 정처 없이 걷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책방'이라는 단어에 끌려서 무작정 들어왔는데, 케이크도 정말 맛있고 좋은 향이 나고 식물도 많고. 영어원서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곳이었어요! 선물 같은 시간 잘 보내고 갑니다. 2025. 10.
광주에서 다녀가요. 조용한 책방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방문하게 되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덕분에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졌네요. 2026. 1.
광안리에 이렇게 아늑한 책방이 있다니! 사장님도 넘 젠틀하시고 책도 좋아요. 남자친구랑 다시 만난 후 첫 광안리. 여기는 혼자 왔어요. 혼자만의 힐링 시작. 2026. 2.
이 조명, 습도, 온도 다 기억에 남아 재방문했어요. 책 읽기 적절한 BGM과 쿠션이 준비되어 있어 열독하고 갑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마무리할게요. 2025. 6.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 세계' 주제로 모인 첫 하비클럽. 처음 본 분과 또 만난 분과 함께 도란도란 영화와 삶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오래오래 함께 해요. 2025. 6.
시골집 다락방에서 책 읽는 듯한. 그 어릴 적에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놓고 했는데, 그런 공간이 생긴 거 같아요. 광안리 하면 마냥 바다와 밤야경을 생각했는데, 모처럼 낮에 방문한 광안리에서 숨은 보석 같은 아지트 책방을 알게 되어 마음이 너무 따뜻해요. 특히 다락방 피아노 선율과 다락방 느낌이 너무 따사롭고 좋아요. 2025. 6.
사실 여긴 저희 집이었어요. 거짓말 아님. 저희 집이 이렇게 멋있어 지다니 행복하네요. 제가 고등학교 일 학년 때 이사를 갔으니 4년 전이네요. 그대로인 광이랑 옥상 평상을 보니 이 집에서 쌓은 추억이 생각납니다. 많은 분들이 여기서 힐링하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2025. 8.
은근히 할 거 없는 광안리에서 한 줄기 빛 같은 곳. 광안리의 느좋. 지금은 겨울이지만 내년 여름에는 평상에 누워 시원한 에이드 마시며 책 읽다 잠들고 싶어요. 들어가는 입구부터 문 앞에 다다르기까지 설레는 공간이었어요. 2025. 11.
안락한 다락방에 얼룩을 남겨 얼룩말 다락방이 되었다. 헤이즐넛 라떼와 레모네이드의 흔적을 찾는다면 당신은 개코입니다. 화도 안 내시고 음료도 새로 만들어 주신 사장님 너무 감사합니다. 2026. 2.
새싹 채워오시는 단골손님들, 게시판에 의견 남겨주시는 손님들, 방명록에 소중한 기록 남겨주시는 손님들. 그분들 덕분에 보람과 기쁨과 설렘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분들 때문에 미련과 아쉬움과 애정이 남아서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정리해야 할 때.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만나면 헤어지는 날이 있고, 떠난 사람은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 이별의 슬픔보다는 재회의 희망과 인연의 소중함을 의미하는 말이다. 2년 가까이 북카페를 하면서 맺었던 인연들. 다음에 더 좋은 기회에 더 좋은 장소에서 재회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