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찾아 떠난다. 버스를 탔다. 흔들리는 버스 창밖에 보이는 벚꽃 무덤은 나의 시린 슬픔을 잠시나마 저 멀리 묻어 버린다. 처음 그녀에게서 꽃을 본 건 삼십년전이였다. 머리에 하얀 면사포를 쓰고 나에게 걸어오는 그녀의 모습은 비원 뒷마당에서 처음 만난 몽롱한 그 꽃이였다.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그녀의 머리는 이제 면사포가 아닌 지워지지 않는 하연 서리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십이 지나면서 그녀는 자주 떠난다. 일상의 부조리에서 그리고 자신을 찾아서.
세상 아픈 그녀의 마음을 알리 없는 나는 창가에 머리를 처박고 어느새 잠이들었다.
그리고 이제 서너해가 지냈다. 그녀가 이제 아주 떠나려고 한다. 아주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