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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Aug 16. 2017

귤하네 공원(Gulhane Parki)과
톱카프 궁전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바라본 터키의 유럽과 아시아, 이스탄불의  바자르시장






낯선 곳엘 가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공원을 들르게 된다.

굳이 일부러 들렀다기보다는 아침이나 저녁 무렵 산책길에 한바퀴 쭈욱 들러보게 된다. 아니면 목적지를 찾아갈 때 굳이 공원을 거쳐서 가려고도 한다. 공원을 좋아한다. 요즘은 서울이나 지방에도 특색 있는 공원이 많다. 공원을 통해서 시민참여의 즐거움도 나눌 수 있고 도시공원의 역사와 가치를 지켜나가는 공동체 의식도 배워나가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더구나 외국의 엄청난 면적의 공원을 보면서 그곳의 사람이나 풍경만으로도 여행지의 느낌을 한꺼번에 느끼게 해준다.



이스탄불엔 귤하네 공원(Gulhane Parki)이 있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넓은 공원으로 유명한 톱카프 궁전의 일부였고 슐탄과 그 여인들의 장소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개방되어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목들이 역사를 말하 주듯 아주 큰 키로 자리를 잡고 있다. 계절에 맞게 지천인 튤립은 조금씩 지고 있었다. 튤립은 대부분 네덜란드를 먼저 떠올리는데 이곳에서는 터키가 원조라는 말도 있다. 그리고 공원 끝까지 가다 보면 바다를 만나게 되는 즐거움도 있다. 또한 주변에 노천카페도 많아서 공원을 거닐다가 다리도 쉬며 분위기 있게 차도 마실 수 있겠다.



배회하듯 공원에서 놀다 쉬다가  톱카프 궁전엘 들어가기로 했다.

이곳 역시 입장료를 구입한 후 검열을 통과해야만 한다. 처음엔 총을 든 군인이나 경찰을 보면 겁이 먼저 났었는데 몇 번 지나치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는 카메라를 들고 한 번만 찍어도 되겠냐니까 얼른 자세를 바로잡고 밝게 웃어주기까지 한다. 렌즈로 당겨보니 젊고 잘생긴 훈남이다.  


궁전 안에 들어서니 히잡을 두른 많은 여자들이 궁 안을 오고 가는 걸 보면서 마치 슐탄의 여인들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하게도 된다. 정원에는 초록의 수목과 꽃들이 가득하고 부드러운 지중해성 바람이 함께 다가온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휴식장소로 이스탄불 시민들의 일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며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한때는 단순한 왕족의 거처가 아니라 국가 정치를 논하던 장소였다. 400여 년 동안 계속된 증·개축으로 오스만 건축 양식의 변화 과정을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게 되어있다. 그 세월 동안 세계 최대 강국으로 이름을 떨쳤던 오스만 제국의 슐탄 왕이 살았던 궁전답게 보석 등의 장식이 돋보이는 궁전을 한참 동안 둘러본다.


그리고 바닷가 언덕 쪽으로 갔다.

주변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보스포러스 해협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평지에 서서 건너편의 바라본다. 이스탄불에 오면 어쩐지... 그 언덕에 서 보고 싶었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두고 바다 건너편에 터키의 아시아가 거기 있다. 유럽의 터키에서 바라보는 터키의 아시아는 알 수 없는 아련함을 느끼게 한다. 흑해와 마르마리해를 연결지은 바다 위로 보스포러스해협에 크루즈가 오가고 있다.



언덕 아래 카페에서는 보스포러스 해협의 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나는 저 건너편 바라보이는 터키의 아시아를 사이에 둔 수풀림과 바다가 마치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를 문득 연상했다. 분단국가에 사는 국민다운 생뚱맞은 생각에 혼자서 실소를 해버렸다.



그곳을 나와 바다 건너 터키의 아시아 지구인 위스퀴다르를 잠깐 다녀오기로 했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20분 정도였다. 마음 같아서는 눈이 멀 정도로 아름답다는 노을이나 활기찬 시장 등을 돌아보고는 싶었지만 짧은 일정으로 오렌지를 직접 갈아주는 생주스 한 잔 사서 마시고 한 시간 만에 후딱 돌아 나왔다.


배를 타고 나오면서 양측 해안에 고대 유적지나 멋진 마을들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톱카프 궁전이 보인다. 시내를 돌아나오면서는 돌마바흐체 궁전 (DOLMABAHCE PALACE)도 보았지만 시간상 들어가지는 못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해 초호화 판으로 이 왕궁을 건립했다지만 멀리서 보아도 베르사유와 비교대상은 못 되어 보인다.


다시 돌아온 이스탄불에서는 이곳의 명물이라는 갈라타 다리 아래의 고등어 케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바자르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시장 입구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그랜드 바쟈르(GRAND BAZAR)는 비잔틴 시대부터 무역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엄청나게 넓어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지극히 서민적인 분위기여서 터키 사람들의 일상을 느껴보기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5000여 개의 상점이 밀집해 있는데 입구에 역시 군인인지 경찰인지 총을 든 사람이 서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길에 들러보려 했던 터키였는데 막상 다녀보니 이박삼일 짧은 일정에 아쉬움이 크다. 한참을 머물며 발품을 팔아 샅샅이 뒤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떠나야 한다. 이스탄불의 신도시인 탁신 쪽은 잠깐 지나쳐 보기만 했고 구도시의 지극히 일부만 대충 쓰윽 둘러본 것 같다.



이런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은 여행이라고 할 수도 없다. 더구나 신. 구가 공존하며 오랜 역사를 더듬어야 하는 여행지는 더더욱 그렇다.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여행을 통해서 그곳의 히스토리나 역사적 배경을 알아보는 것은 쏠쏠한 현장학습의 재미를 준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을 기약해 본다.



새벽에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엘 오니 페가수스라는 작은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다. 두 시간 이십분 정도 날아서 나를 바르셀로나에 데려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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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포스트로 빨리 마무리하려고 주저리주저리 꾸역꾸역 집어넣으며 정리했더니 뭔지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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