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먹거리와 길거리 음식 몇 가지
집을 떠나 가장 먼저 접하는 것 중에 낯선 음식이 있다.
최근 관심을 끌었던 티브이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누군가 모든 여행의 이유가 첫번째로 '거기 뭘 먹으러 간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맛 칼럼이스트 황교익 님은 남들이 다 먹는 음식보다 잘 먹지 않는 낯선 음식이 더욱 흥미롭다고 말했다. 나뿐 아니라 대부분이 비슷한 생각일 텐데 나랑 같이 여행하는 사람은 그렇지가 않다. 여행지의 낯설고 신기한 맛보다 내게 맞는 맛이 우선이다. 물론 지금은 각자 재량껏 하는 편이긴 하다. 그리고 가능한 서로 배려하지만 다양하게 마음껏 맛보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불편한지고.
낯선 여행지에서 알 수 없는 맛을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나만의 시간을 누리는 것은 짜릿한 삶의 행복일 수 있다. 터키 요리는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불린다는데 그 말을 인정할만큼 확인하지 못했으니 따로 한 번 더 가봐야 할지...
맛의 경험 욕구나 즐거움을 위해서 식도락 여행은 아닐지라도 독특한 음식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즐거움은 여행지에서의 기분을 설레게 한다. 이스탄불에서의 짧은 여행에서 많은 것을 맛보지는 못했지만 그 맛들로 터키의 맛을 대충 짐작할 수는 있었다.
숙소에서 먹는 조식은 입맛이 없어도 무조건 참여한다.
그곳 여행지의 맛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도록 맛 보여주기도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활력을 얻기도 한다.
시미트(simit )는 이스탄불의 거리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터키의 대표적인 빵이면서 길거리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맛은 첨가제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특별히 달거나 기름지지 않아 담백하고 나름대로 맛있다. 물론 사람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빵 가운데 동그란 구멍이 고리처럼 나 있고 참깨가 뿌려져 있다.
베이글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군밤이나 구운 옥수수를 담은 리어카가 너무도 흔하다.
각 나라 어딜가보아도 우리나라의 강원도 옥수수나, 괴산 대학찰옥수수만큼 맛있는 옥수수는 먹어본 적이 없다.
시내를 지나다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풍경~
(꼭 똑같지는 않지만 맛도 비슷하고 여행지의 풍취를 생각하며 나도 인터넷에서 가끔 주문해서 먹게 되는 `피타브레드`가 있다)
너무 달아서 나는 한 개 이상 먹기 어렵던데..
바자르 시장엔 터키식의 식재료들이 산더미~
터키의 케밥은 터키를 대표하는 음식,
이상하게도 늘 잘생긴 젊은이들이 케밥을 만들어주고 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목이 마를 때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 생주스.
석류를 즉석에서 갈아서 한 잔 마시면 진한 석류향과 함께 석류씨까지 씹힌다.
갈라타 브리지 (Galata Bridge)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해주는 다리 위엔 낚시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다리 아래엔 수산시장이 있다.
수산시장보다도 더 유명하다는 에미노뉴 선착장의 무수한 음식점들,
그 근처만 가도 생성 굽는 냄새와 연기가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게 한다.
고등어를 구워 바게트에 샌드 하거나 밥과도 먹는 고등어 케밥이라 하는 것들이 길거리에 지천인데
우린 편히 다리도 쉴 겸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케밥은 그릴에 굽는 모든 음식을 총칭한다는데 각종 고기들 즉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를 불에 구우면 케밥이 되는 것이다. (이슬람교도들이 많으니 돼지고기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이곳의 고등어 케밥이 소문났다고는 하던데
글쎄... 이곳이 명물이고 명소일 수는 있으나 맛으로 유명한 곳이랄수는 아닌 듯한데...
이스탄불을 떠나던 새벽에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며 환전했던 터키 돈 몇 푼 남은 것 털어서 생존식~
기내에서 식사를 사 먹는 비행기는 처음 타보았다.
터키에서 바르셀로나행 비행기가 워낙 작고 열악(?) 하긴 했지만 이렇게 메뉴판이 있어서 신기한 경험이었다.
(물론 안 사먹었다)
짧은 터키 여행이 주는 여러 가지 중에 이런 먹거리들은 내게 오랫동안 남아있을 기억 속의 맛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