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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Nov 24. 2017

밀림 속에 파묻히다.고창운곡람사르습지

좀머 씨처럼 걷고 또 걸어도 좋은 곳~






자연을 살리고 환경을 지키려는 생각을 실천하는 모습을 흔히 본다.

분리수거나 재활용, 화학제품을 줄이거나 일회용품 사용 안 하기 등이 있다. 그리고 무분별한 개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녹지를 지켜야 한다. 녹지가 있어야 야생동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자연생태가 잘 보전된 습지를 돌아보고 온 후 내내 우리 인간들이 움직이기만 해도 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무관심 속에서 저절로 원형으로 복원된 습지가 생겨난 것을 보고 왔다.


 

고창엘 가면 운곡습지가 있다.

이곳은 농민들이 논밭을 일구며 살아가던 시골마을이었는데 1980년대에 영광원자력 발전소가 생기면서 냉각용수 공급을 위해 9개 마을 주민을 이주시켰다. 그리고 운곡저수지를 건설했고 그 후 40년 가까이 사람들의 접근 없이 방치되었는데 이때 생태계가 스스로 복원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리하여 2011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이 되었고 2013년에는 고창군 행정구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 되었다. 우리 인간들이 아무리 조심해도 움직이기만 해도 자연환경을 괴롭히는 것이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운곡습지에 들기 전에 입구의 국화꽃 축제장을 지나며 가을꽃 향기를 마음껏 즐겼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인돌 분포지역을 만난다.

산아래 벌판에 군집을 이룬 각종 형식의 고인돌이 1600여 개다. 그중에 422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곳을 순환하는 열차가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혼재해 있는 고인돌을 둘러보고 뒤돌아 보니 국화축제장과 멀리 고창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창 고인돌박물관에 대해서 더 알아보려면 고인돌 박물관이 있다. 585-802 전북 고창군 고창읍 고인돌공원길

(063) 560-8666 http://www.gochang.go.kr/gcdolmen/index.gochang




계속 연결되는 오베이골 탐방로를 따라 운곡습지를 향해 출발한다.

외부의 생태교란 외래종 식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신발 떨이개에 발을 털고 들어가면서 문득 마음이 경건해 지기까지 한다. 이제부터 자연 그대로 비포장도로다. 그리고 숲에 들면서 수변을 관찰할 수 있는 데크가 길게 나타나는데 환경을 덜 훼손하려고 좁게 조성되었다고 한다.



습지관리센터까지 4.6Km의 데크를 걸어가면서 운곡 습지에서 서식하는 동식물들을 만나기도 한다. 남한의 DMZ라 불릴정도로 멸종위기의 수달이나 삵, 구렁이, 담비와 같은 864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한다. 가을바람에 바스락거리는 숲소리가 운치 있다. 철따라 가시연꽃이나 구절초와 노랗고 자줏빛의 꽃들과 새소리 물소리를 만날 수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숲길에서 길을 잃을까 두려움조차 들 정도로 밀림을 방불케 한다.

밀림 영화 속 한 장면이 튀어나올듯한 풍경이다. 65만 평에 달하는 산지형 습지에 도무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뒤엉킨 나무와 풀들이 제멋대로 자연스럽다. 저 앞에 좀머씨처럼 끝없이 혼자서 걸어가는 누군가의 뒷모습도 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옆으로 저수지가 시원스레 보인다. 물 위로 가끔씩 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다. 탐조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자연 그대로의 산새 덕분인지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한 시간 넘게 걷는데도 전혀 피곤하지가 않다.


요즘 걷기 코스로 올레길이나 둘레길을 찾아간다.

이렇게 태고의 숲처럼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길을 걸어본다면 달라지는 감동이 있을 것이다. 밀림 속에서 힐링을 체험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마음을 나눌 사람과 두런두런 걸어도 좋고 좀머씨처럼 혼자서 걷고 또 걸어도 좋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습지가 끝나는 곳에 운곡 서원[雲谷書院 ]이 있다.

입구의 노후한 고목이 정겹게 맞이하는 운곡 서원은 유림의 회합 및 학문 강론 장소로 사용했는데 교육을 담당하던 분들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서 위패가 모셔진 곳이다. 기와에 핀 곰팡이와 잡초가 세월을 이야기한다. 다가가 보니 관리가 잘 되지 않아서 폐가처럼 방치된 모습이다. 사람의 따뜻한 손길로 잘 정돈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저수지가 바라보이는 서원의 전망이 더없이 평화롭다.



오늘 하루 밀림과도 같은 습지를 걸어온 시간이 행복감으로 온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 속에 사람이 있던 날이다. 누구라도 감싸듯 아끼며 보존해야 할 의무를 깊이 느꼈다. 고창에 이런 역사와 비경이 보존되어 있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이다.  몸과 마음 모두 편히 자연 속에 파묻혀 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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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이야기

고창 화산 연천길에 귀농한 여행작가부부가 만드는 전통음식에서 가치를 찾는 곳, 특별한 화산 조청과 즐거운 고추장 만들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김수남 여행작가 010-6315-4766>  



-운곡습지를 나오면 용계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은 운곡댐 건설로 수몰지역 사람들이 모여서 형성된 마을이다. 함께 힘을 합해 환경을 지키는 마을을 만들어 나간다. 그래서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되었다. 양잠과 오디재배를 한다. 청국장과 함께 따뜻한 집밥 한상에 고마운 마음으로 먹는다. 특히 양잠 농가답게 번데기 조림이 있었다.



고창 람사르 갯벌 마을의 풍천장어를 빼놓을 수 없다.

확실히 맛과 질이 다른 맛, 후식으로 오색 국수 또한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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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행자들의 거점으로 알아둘 팜팜 스테이션이 있다.
부담 없이 가볍게 머물며 여행정보도 얻을 수 있는 곳,
여행자라면 알아둘 만한 게스트하우스 <063-563-4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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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8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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