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를 하루 가득 알차게 즐겨보려면 이렇게~
문명이 발달한 현대사회에 살면서 자연환경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국립 낙동강 생물자원관에 가면 이런 글이 크게 걸려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선조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서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이곳엔 생물의 다양성과 생물자원의 가치를 관람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잘 펼쳐져 있다.
대부분이 동식물들의 실물을 박제하여 자연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동화를 통한 체험여행을 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생동감 넘치는 전시관을 둘러보며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웠던 과거 시대와 우리들의 유년시절을 떠올린다.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 주는 일상에서 꿈꾸며 성장하던 시절의 소중함을 후손들에게도 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곳에서 나오면 멀지 않은 곳에 경천대가 있다. 낙동강 천삼백리 물길 중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경천대는 말 그대로 ‘하늘이 스스로 만든 아름다운 곳’으로 낙동강 천삼백 리 물길 중 아름답기로 첫 번째 꼽힌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강가에 서니 계절을 실감한다.
폰툰 보트를 타고 강을 한 바퀴 도는데 두 볼이 얼고 손끝이 시려도 그 상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반짝이는 물빛 위로 송림이 우거진 절벽이 아찔하다. 그곳에 작은 정자가 보인다. 경천대는 송림 속에서 내려다 보이는 낙동강의 풍경에 반해 지어진 정자인데 영화 '상도'의 촬영지이기도 했을 만큼 절경이다.
점심시간이다.
전통음식을 연구하시는 분이 차려준 밥상을 받았다. 시의전서(是議全書)를 바탕으로 바른 식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노명희 대표의 노력이 눈에 보인다. 차려진 요리를 설명하는 분의 정성이 고맙다.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 큰 모습이 멋지다. 그런 밥상 앞에 앉으니 더없이 행복하다. 의미와 뜻이 담긴 음식 한 점 한 점 모두 감사히 먹게 된다. 입맛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극진한 대접을 받은 기분을 전해주니 그저 고맙지 아니한가.
비가 조금씩 뿌리는 상주의 시골길을 달려 곶감이 가득한 농가를 찾았다.
가히 기업이라 할 만큼 엄청난 양의 곶감이 숙성되어가고 있었다. 곶감 하나에 들어간 농민들의 정성이 절로 느껴진다. 상주는 곶감특구로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 이산 차지한다고 한다. 좋은 재료가 맛과 품질이 보증하는 상주 곶감이다. 호랑이도 무서워했다는 곶감이지만 누구라도 한 입에 반할만한 맛이다.
달콤한 곶감을 먹으며 근처의 사찰을 찾았다.
지방은 조금씩 발걸음만 돌려도 먹을거리 볼거리가 쉽게 이어진다. 작은 계곡과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남장사의 일주문이 반긴다. 범종루 출입구를 지나면 극락보전과 삼층석탑, 설법전이 있고 고요한 산사의 분위기에 차분해진다. 내려오는 길에 남장사 석장승에게도 눈길을 보낸다. 비가 내린 후라서 한층 조용하고 촉촉하다.
버스는 계속 달린다.
경상북도 상주시 공검면 양정리는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공검지가 있다. 입구에 세워진 비석이 농경문화의 산실이라는 걸 증명한다. 후삼국 시대에 벼농사를 위해 조성된 저수지로 보전가치가 매우 높다. 철새도 날아와 날개를 쉬는 곳이다. 연못 주변을 돌며 계절을 느껴볼 수 있다.
이어지는 곳이 상주 함창이다.
함창 읍내 4개 지역을 금. 상. 첨. 화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비단과 왕릉, 전통시장, 옛 술도가 자리를 주제에 맞게 꾸며 함창 아트로드를 만들어 냈다.
먼저 함창역에 가 본다. 천장을 장식한 물레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김천과 영주를 잇는 경북선이 지나가는 함창역은 하루에 서너 번 기차가 서지만 이용자도 많지 않고 무인역사다. 그리고 지역민들의 노력으로 예술창고로 거듭나는 기차역이다.
이곳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함창 최대의 양조장이었던 세창도가가 있다.
옛 술도가의 창고와 공장을 예술 갤러리로 탄생시킨 것이다. 1층에는 술. 시간 갤러리가 있다. 그리고 2층의 명주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곳을 나와 조금만 걸으면 전고려가야왕릉이 있고, 자연스럽게 낡아가고 있는 마을을 잘 꾸며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역사적 유적과 우리 어릴 적 모습이나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주는 슬로시티의 골목이다. 그리고 빈 집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이용한 예술공간을 보면서 이 집도 사람 손 그만 타고 그냥 그대로 늙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둔 골목에 반짝반짝 불빛이 밝혀지기 시작하는 상주의 밤을 떠나며 언제든 한가로이 다시 한번 찾아 느릿느릿 즐겨볼 도시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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