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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Mar 28. 2018

미세먼지 속에도 봄꽃은 피어나고.  

강화도 교동마을. 민머루해변. 강화향교...





요즘 폰으로 간간히 안전 안내 재난문자가 온다.


수도권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발령.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외출 시 마스크 착용

차량 2부제 적극 참여 바랍니다.(자율 참여)


그리고 뉴스에서는 환경부의 이런저런 대책 발표가 있고 공약이 나오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하여 들어감으로써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기라고 한다. 그렇다고 문 꼭 닫고 실내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어쨌든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황사마스크를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선다.

강화로 가는 길이 안갯속에 파묻힌 듯 뿌옇다.



어수선한 교동마을을 어슬렁거리다가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서' <긴 머리 소녀>가 흘러나와

오모나... 하면서 잠깐 귀를 기울이기.

이렇게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 그 노래를 들을만한 사람들이 군데군데...

 


강화 향교로 들어가는 길 양옆의 밭에 해바라기가 계절을 다 보내고 바짝 마른 채 앙상하게 서 있다.

지난여름에서 가을 무렵만 해도 노랗고 환했을 해바라기가 있던 풍경을 연상해 본다.



고려 인종(仁宗) 5년(1127)에 창건된 것으로 한국에서는 가장 오래된 향교라고 한다.


정갈한 품새에 잘 관리되고 있는 듯 하지만 봄을 맞기에는 아직은 을씨년스러운 향교.

그러나 산아래 아늑하게 앉혀져 자리 잡고 있다.

그 옛날 유생들이 학습하고 인간의 본성을 배우던 교육기관이 다만 보존되고 있을 뿐이다. 전통적 관습이나 교육적인 기능도 보완 실행되면 좋을 듯하다.


  

석모도의 민머루 해수욕장이 <안개에 젖어있다?>

미세먼지의 폐해는도시는 물론이고 여지없이 산과 들과 바다에도 고루 퍼져있다.

바다는 더 심각했다. 도무지 앞이 안보일지경.

드라마 misty가 인기리에 종영되더니...

그보다 더한 미세먼지가 온 세상에 날마다 자욱이 이어진다.



갈매기들도 날지 못하고 바닷가에 모여서 먹이를 찾는다.

가끔씩 낮게 날다가 다시 주저앉기를 반복한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미세먼지 자욱한 민머루 해변에서 잠시 서성이다가 되돌아오다.




누가 이렇게 말한다.

이 좋은 계절을 먼지 속에서 보내야 하나요.

젠장.... 개나리가 피었네요.


누군가 받아서 이렇게 말한다

개나리 한 3일 보고 여름 되겠네요. 젠장...


그래,그래도...

짙은 미세먼지 속에서도 노루귀와 바람꽃이 피어났고,

개나리도 피고 산수유도 피고 목련도 막 봉오리가 터지고 있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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