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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May 11. 2018

남원골의 푸근한 맛과 멋

남원에는 먹거리가 항상 자라고 있다.






내가 먹어본 남원 음식은 맛이 진하거나 튀지 않는 맛이었다.

유난하지 않고 수더분한 맛으로 맛있다. 정성어린 손길이 느껴지는 음식 하나하나 고맙게 먹게 된다.

먹고 나면 흐뭇하게 배부르고 남기고 싶은 적이 없었다.


함흥냉면으로 유명한 집이라고 했다.

입구에 순번대기표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집인가 보다. 11시 30분쯤 갔는데 조금 지나니까 차츰 번호표 뽑아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문 앞에 줄 서있기 시작했다.

특이하게도 이 집은 3월에서 9월까지만 영업한다. 냉면 좋아하는 사람들은 겨울에도 많이 찾는데 아쉽게도 이곳은 겨울엔 맛볼 수 없는 집이다.

100% 고구마 전분으로 만드는 사리의 맛이 매우 좋다.


*남원봉가면옥 : 063-634-2002  // 전북 남원시 소리길 177



조선시대 건축한 전통 한옥의 한정식 < 종가 >

보리굴비가 특히 별미다. 먹기좋게 살을 적당히 발라놓았던 친절함.

빨간 병에 담긴 황진이주(酒)의 달달했던 맛도 특별하다.


채 썰어놓는 게 일반적인 육회인데 이곳은 한 입 크기로 저며놓아서 먹음직하다. 양은 적었지만 전복초회의 담음새도 폼난다. 수수부꾸미는 달콤한 깨소금설탕이 소로 들어 있어서 후식처럼 달콤하게 먹을만하다.

깔끔하고 정성 가득한 푸짐한 한 상이 감사했던 춘향골의 녁식사였다.


*063-626-9988 // 전북 남원시 고샘길 57





한옥 예촌 숙소에서 먹는 아침,

<사랑마루>라는 이름으로 널찍하고 품격있는 식당이 있다.

학술회의, 가족연회나 세미나도 할 수 있는 첨단장비가 갖추어진 분위기 좋은 공간이다.


전복죽, 황태 해장국, 소고기 미역국, 우거지 해장국, 어린이 메뉴가 있었다.

담백하고 정갈한 아침밥상 만족.

전복죽 먹었다.



*예촌 사랑마루 // 연회 및 세미나 문의 : 063-636-8001

ttp://www.namwonyechon.com/Sarangmaru



예촌 담아래 자잘한 봄꽃들이 화사하고 이쁘다.

주변의 음식점은 물론이고 남원 일대의 상호엔 온통 춘향전과 연관되어 있는 게 지천이어서 재미있다.


* 2018 남원춘향제 5.18~5.22


남원 오일장의 명물인 공설닭집의 닭발 튀김은 미리 예약을 하거나 줄 서서 사는 곳이란다. 평소에 닭발 잘 안 먹는데 한 두개 먹어보니 징그러운 닭발느낌 모르겠다. 거부감없는 맛있는 닭발튀김이다.

뻥이오~ 뻥튀기가 쏟아져 나오고,

김이 무럭무럭 나는 따끈따끈한 떡이 쪄서 나오고,

유명한 남원추어탕의 미꾸라지가 시장에서 살아 움직이고,

갓 따온 싱싱한 봄채소와 과일들이 시장을 돌아보는 즐거움을 준다.



전북 남원시 의총로 51 (우)55768지번금동 270-1  

연락처 063-632-4010



산길을 내려오면서 오미자나무밭, 포도밭, 파가 자라고 있는 밭을 지나 감자가 알을 품고 있는 밭을 지났다. 동네 어귀에 다다르니 할머니께서 앉아서 무념무상 도라지를 까고 계신다.

5000원어치 샀더니 너무 많아서 절반만 사고 싶다고 말하려다가 그냥 다 받았다. 한 봉다리 산 서리태도 우리 동네 마트에서보다 두배나 많다. 짐이 되는 건 잘 안 사는 편인데 무겁게 들고 오니 먹을 때마다 따사로웠던 그 산동네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 또한 여행의 즐거움~  



고원 흑돈은 남원에서 유명한 흑돼지 맛집이었다.

넓은 식당에 많은 사람들이 먹고 있는 걸 보니 제법 입소문이 있는가 보다.

해발 500 고지 지리산의 청정환경에서 키워낸 흑돈으로 이미 인정을 받은 고기라는 걸 나도 이제야 알았다.


지리산 흑돈을 연구한 박화춘 박사의 고원 흑돈은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럽고 쫄깃하며 단맛까지 있다고 했다. 100% 순종 버크셔로 일반 돼지고기보다 불포화지방의 함량이 높은 고기다.


더 특이한 건 완전히 굽지 않고 마지막에 약간 덜 익혀서 먹어야 더 맛있다는데 흔히들 돼지고기는 바짝 익혀서 먹어야 한다는 통념이 있지 않은가. 나는 좀 찜찜해서 완전히 익혀서 먹었는데 한참 먹다가 덜 익은 듯 한 목살을 한 번 먹어보니 아하... 이래서 덜 익혀 먹어보라는구나 싶었다.


돼지고기가 마치 쇠고기 같은 맛이다. 쇠고기가 더 맛있는 맛이라는 뜻이 아니라 어쩐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고 쇠고기 맛이 난다. 부담없이 고소하고 부드럽다. 참 특이한 경험을 하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고기에 자부심이 넘치는 주인께서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자세히 설명을 하면서 직접 굽는걸 돕기도 하고 마음껏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다. 마지막 구수한  누룽지까지 푸짐하고 맛난 점심이었다.


*063-625-3663.010-8797-3113 // 전북 남원시 아영면 인월장터로 248



사과꽃 향기 : 063-625-8361 // 전북 남원시 주천면 정령치로 199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남원역으로 향하기 전에 문득 들렀던 카페 '사과꽃 향기'에서 마셨던 쌍화차가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옛날 주택을 찻집으로 만들어낸 남원시 근교의 카페였다.


기본으로 나온 우엉차 한 주전자 따라 마시고 시원하게 블루베리 주스를 시켜 마셨다가 쌍화차가 하도 먹음직해 보여서 또 주문해서 마셨다. 여간해서 먹어본 적이 거의 없는 쌍화차였는데 한약 냄새가 강했고 밤. 대추. 잣 등의 견과류가 인심 좋게 가득 들어 있어서 스푼으로 퍼먹었다. 돌로 만든 묵직하고 두툼한 컵에 가득 들어있는 쌍화차 한 잔 마시면 감기도 달아날 뿐 아니라 가볍게 허기를 면하게 해줄 만큼 푸짐하다.


쌍화차 한 잔 푸지게 먹고 남원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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