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함초밭~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뿌연 날씨 탓에 갯벌 너머의 산도 마을도 공장도 가려졌다. 광활한 갯벌을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풍경일 수도 있고 슬픈 그런 기분을 갖게도 하는 건 색감 때문일지, 날씨 때문일지 모르겠다.
갯벌에서 사는 염생식물(鹽生植物)은 염분이 있는 바닷가에서만 자란다. 특히 함초는 바다의 산삼이라고도 할 만큼 성인병에 좋고 요즈음은 변비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많이 알려지고 있다. (사람에 따라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본래 이름은 퉁퉁마디라고도 하는데 자세히 보면 통통한 줄기의 마디가 또렷하게 이어져 있다.
매립된 땅을 인근 도시와 연결하는 방대한 계획이 있어서 갯벌이 사리지게 될 위기에 있다. 가끔씩 작업차량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며 어서 나가라고 한 마디씩 한다. 붉은 꽃처럼 피어나 갯벌을 뒤덮고 있는 함초를 비롯한 염생식물들이 사라지고 머잖아 문명의 번쩍임이 우리 눈 앞에 드러날 모양이다.
두세 마리의 물새가 가끔씩 번갈아가며 날고 있다.
서해 갯벌의 자주색 장관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언제든 물때를 맞추어 한 번 더 가봐야겠다.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지대에 자생하는 함초(鹹草),
흐리던 날씨가 차츰 환해지기 시작하면서 기분도 환기된다.
요즘 몸도 마음도 짭조름하게 절여진 감성으로 괜히 바쁘다가,
바닷물의 영향으로 자라나는 짠풀 함초의 자생력을 보고 돌아왔다.
그 길 옆으로 간간히 기차가 덜컹거리며 지나가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