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원조 백제, 그 감동의 시간 속에서
늘 가보고 싶었던 부여엘 이 가을에 다녀왔다.
마침 백제문화제가 있던 날이었다.
‘한류 원조! 백제를 즐기다’를 주제로 열린 축제는 재미와 감동으로 가을을 수놓았던 날들이었다.
<부여 구드래 둔치에서 (2018. 9. 15 ~9.22) 축제의 서막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부여는 누가 뭐래도 금강이 흐르는 백마강을 빼놓고는 말할 수없을 만큼 중요한 곳이다.
백마강 옛다리를 건너면 축제장이 펼쳐진다.
흐린 날이었지만 부여 지역민들의 오랜 노력이 느껴지는 면면들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그분들의 노고를 칭찬하고 격려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백제의 역사문화를 더욱 잘 나타내느라 애쓴 보람이 있다.
백마강 나루터를 구드레 나루터(또는 굿뜨레 나루터)라 불리었는데 부여 사람들의 휴식의 광장이기도 한 이곳에서 축제를 연 것이다. 백제문화제가 펼쳐지는 이곳이 그 옛날엔 동아시아의 해상강국으로서 국제무역항 구드래 나루터인 셈이다. 국제무역항을 재현한 로컬푸드 야시장도 분주했다.
구드레 나루터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백마강 주변을 구경하고 백제의 전설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 일대를 충남 사적 및 명승 제6호로 지정되어 공원이 조성되면서 시민들에게 휴식처 겸 축제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구드래 주변으로는 왕흥사터, 천정대, 호암사지, 청룡사지, 부소산성 등 수많은 백제시대 유적들이 있다.
축제가 개막되고 이어지는 공연들은 감동이다.
언제 그렇게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멋진 무대에 무조건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1500년의 시공간을 넘는 멋진 무대를 준비한 이들의 열정에 고마움을 보낸다.
특히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잃어버린 옛날이 애닯프구나~♬♩
합창으로 무대가 펼쳐지니 그 노랫소리에 문득 뭉클해진다. 익히 귀에는 익었지만 불러본 적도 없던 오래전 노래가 나오고 그들의 몸짓과 손짓으로 표현되어 전해지는 백제인들의 공연 모습은 짜릿한 전율이다. 흘러간 옛 가요의 맛이 이런 것이구나 비로소 느껴본 날이다.
밤비는 뿌리고
멋진 공연은 끝없이 이어진다.
부여 시민들의 참여가 이토록 적극적임이 놀랍다.
멀티미디어쇼도 압권이다.
자원봉사자들, 내 고장의 행사를 함께 하는 지역민들의 모습, 성숙한 시민의식과 열정, 엄지 척!!이다.
야경을 삼각대도 없이 찍어서 사진이 시원찮다.
고대 동아시아에서 해상왕국 건설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의 영광을 재현한 문화축제가 압도적인 감동을 준다. 비는 부슬부슬 뿌리고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키며 참여하는 그 멋진 열정과 수고가 대단하다.
‘한류의 원조’ 백제문화를 즐기세요' 64회 백제문화제
새삼 알게 된 축제의 맛이다.
백제원엘 가면 부여 생활사 박물관이 있고
오래전 우리가 살던, 우리 부모님들이 살던 시절의 것들을 돌아보며 지나간 시간을 살펴볼 수 있다.
(그 옆에 백제수랏간이라는 음식점이 있어서 원한다면 근사한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부여의 특산물 중에 양송이버섯이 있다.
맑은 금강과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양송이는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맛 좋고
정직하게 키워낸 고품질의 양송이로 피자를 만들어 보기를 했다.
질 좋은 양송이 듬뿍 넣어 직접 만들어 먹는 양송이 피자.
맛은 설명이 더 필요 없다는 사실... 최고~!!
하루 묵었던 리조트의 건축과 디자인이 독특하다. 한국적 문양과 색상을 살린 듯하다.
음식점에서 뒷자리의 외국인들이 환호를 하면서 먹기에 뒤돌아보니 셀카 찍느라 즐겁다.
백년초와 치자를 이용한 삼색 밥이 눈길을 끈다.
부여 구드래 주변으로는 왕흥사터, 천정대, 호암사지, 청룡사지, 정림사지, 부소산성 등 수많은 백제시대 유적들이 있다. 이 계절에 고즈넉한 부여의 산하를 돌아보는 일은 멋진 가을여행이 될 것이다.
유람선을 타고 백마강을 따라 부소산성으로 가서 낙화암의 삼천궁녀 이야기도 느껴봐야 하는데 시간 관계상 예정에 있던 이 모든 곳을 들러보지 못하고 돌아와서 내내 아쉽다. 두고두고 아쉽다. 내가 부여를 다시(꼭) 가봐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