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행지의 길거리에서 먹고살기

캐나다의 여기저기 생존 먹거리

by 리즈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여행기에서 빠지면 안 될듯한 것이 먹고사는 이야기가 되어있다.
나 역시도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나 먹거리들을 보면 미처 사진을 찍어두지 못하고 우선 맛을 보기 일쑤다. 그러다가 기억해두고 싶은 마음이 퍼뜩 생각나면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이번엔 지난번의 호텔 조식에 이어 자잘한 길거리 음식들이 여러 컷 남아있어서 정리해 본다.

캐나다는 천혜의 땅에서 자라는 농산물이 풍부하다 보니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의 식재료들이 가득가득하여 마냥 부럽기만 했다. 그러나 여행지를 며칠씩 다니다 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먹거나 가끔씩은 익숙했던 우리 음식을 찾아먹기도 했다.

때로는 여행길에서 아무리 때우기식으로 한 끼를 해결할지언정 그 또한 그 시간만의 특권처럼 특별한 음식이 되어버린다. 그러기에 여행이 주는 마술은 일상을 벗어나는 것뿐 아니라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부터 한 입 베어 무는 낯선 과일 한 조각까지 추억의 한 자락이 되어준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가끔 일상에서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 풍경에 에 오버랩되는 요리나 그 거리의 풍취가 생각나면 더없이 행복해지는 그리움의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넘쳐나는 과일과 채소들,
어떤 맛있는 요리들보다 더 부러운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이런 자연 식재료만 있어도 먹고사는 걱정은 안 할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밴쿠버 그랜빌의 퍼블릭 마켓이나 아득히 먼 길을 끝없이 달리다가 멈춘 길거리의 농산물 가게에도 먹음직한 유기농 과일이 쌓여있으니 저절로 집어 들게 된다.


밴쿠버 길거리를 걷다가 출출해서 핫도그샌드위지를 사 먹었다.
오천 원정도 했던 것 같았는데 단지 양파링 두어 개와 소스를 휘익 뿌린 소시지 한 개 넣었을 뿐인데 너무 맛있다.


그랜빌의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풍경을 바라보면 생선요리를 즐겨보는 호사도려본다.


예전에는 여행지의 식재료를 많이 챙겨 오기도 했는데 이제는 자주 만들어 먹지도 않는 게으름에 별로 구입은 안 해도 구경은 꼭 하는 편이다. 유기농 호밀빵이나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밴프의 길거리에서 마음 편히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


앨버타주의 드넓은 초지에서 자란 청정우의 스테이크는 단연 그들의 자존심이기에 스테이크 한 점 먹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연어스테이크 역시 역시 맛봐야 할 요리 중의 하나. 물론 와인 한잔도~

맛있는 요리는 멋진 풍경도 한몫한다.
높푸른 하늘과 멀리 록키마운틴이 여행자의 기분을 한껏 끌어올린다.


긴 여행 중엔 가끔 한 번쯤은 우리 음식도 먹고 싶어 진다.
그런데...
해외에 살면서 고달팠나... 아니면 같은 한국사람이니 이해해줄 것 같아서 그랬나..
느릿한 주문과 한없이 기다리게 하고 무표정한 서비스에 두 명의 주문음식에 한 명만 갖다 주고 한 명은 한쪽이 다 먹도록 감감무소식. 인내심을 가지고 참다가 불러서 독촉하니 깜빡 잊었던 거였다. 있을 수 없는 일.
음식조차 지금껏 내가 먹었던 설렁탕 중에서 그 이하는 없었다는 사실.
차라리 그 흔했던 블루베리를 한 봉지 사 먹었으면 입술이 파랗도록 실컷 먹었을 텐데 ~ 후회막심.



한국음식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밴쿠버.
홍대 포차. 대학로 깻잎 떡볶이. 장모집. 냉면. 라면. 짜장면. 수라간...


한국식당의 버섯찌개는 평범했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음식점 주인의 친근함에 따뜻한 기분이었던 시간.
한 번쯤 중식으로 푸짐히 먹어도 보고.



예전에는 기내식의 호기심으로 이번에는 무엇이 나올까 기대하면서 즐겼었다.
지금은 통 그러하질 못하다.
내 입맛이 변한 건지 기내식의 기대도 없어졌고
비빔밥이 아니면 고기나 면류는 영 맛이 없어 과일이나 케이크 한 조각 먹고 만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기내식 먹으면서 영화 한 편 보는 걸로 여행의 마무리가 된다.
그리고,
또다시 떠나는 비행기의 기내식을 시작으로 먼 곳으로 날아갈 맛있는 여행지를 꿈꿔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