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가 끝났다. 그리고 동강할미꽃. 구름산 노루귀. 보라매공원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큼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 '눈이 부시게' 김혜자 엔딩 내레이션
내게 해주는 말처럼 울림이 있는 이야기가 끝이 났다. 아름답고 슬프지만 가슴속이 맑아지는 엔딩...
그리고 나는 쏘다녔다.
3월에도 눈 내리던 강원도
추위 속에서 버티고 고개 내민 동강할미꽃...
이름도 예쁜 구름산엔 노루귀가 바람에 살랑살랑~
노을과 어울리고 있던 보라매 공원의 산수유
목련도 노을 속의 벚꽃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