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읊조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즈 Jul 25. 2019

누구나 아는 비밀...이었지만

영화  < 누구나 아는 비밀 >






누구라도 지니고 있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지만 다만 공유하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의 유치한 호기심은 그것을 기필코 알고 싶어 한다. 결국 기어코 알아낸 탐정이라도 된 양 '알고 보니 그것이 말이지..' 하면서 동네방네 이야깃거리로 만들어버리고 경솔한 입방정으로 스스로도 삼류가 되어버렸음을 모르는 사람을 가끔 본다.  


다만 한 두 명이라도 알고 있는 비밀이라면 언젠가는 누구라도 알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을 내면 속에서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 가족이나 진정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또는 약점을 쥐고 있는 듯 유아적 비겁한 입장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사회생활에서는 매우 위험하거나 유치한 사람이다. 가까이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영화 '누구나 아는 비밀'은 제목부터 스포일러가 들어있다. 더구나 가족드라마니까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우선한다.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가족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출생의 비밀도 있고 숨겨온 과거 이야기도 있어서 진부 한듯하면서도 어쩐지 괜히 친근하다.


더구나 스페인 영화 많이 보지 못했는데도 배우들이 낯익다. <페넬로페 크루즈>은 '귀향'이나 '바닐라 스카이'에서, 파코 역의 <하비에르 바르뎀>은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줄리 로버츠와 사랑하는 장면이 퍼뜩 떠오르게 한다.


결혼해서 아르헨티나에 사는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 분)가 여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스페인의 집을 찾아오는 것부터 시작된다.  사정상 남편은 함께 오지 못하고 딸 이레네(칼라 캄프라 분)와 아들 펠리페(세르지오 가스텔라노 분)를 데리고 오랜만에 스페인의 고향을 찾는다.


그리고 그들만의 왁자한 결혼식과 파티, 마을 잔치는 흥에 겨워 밤늦도록 이어진다. 그 와중에 어지러움에 일찍 잠자리에 든 딸 이레네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이때부터 납치와 구출이라는 두 가지 단어가 영화를 이끌어 간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 오랫동안 모두가 숨겨온 과거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며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우아한 가족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드러난다.


이때 많은 가족들이 줄줄이 엮어져 뒤엉키며 복잡해질까 봐 영화를 보면서 괜히 신경 쓰인다. 지지부진한 연출로 흐를까 봐 지레 걱정된다. 그렇지만 영화는 거친 듯하면서도 세심하게 인간관계의 본성을 설명한다. 평범할 수 있지만 친근하고 잔잔해서 주는 잔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스페인의 일반적인 마을과 가족들의 모습, 전원적인 풍경을 볼 수 있어서 그 또한 즐거움이다.


결국 누구나 아는 비밀을 소리 내어 말하지 않고 엔딩 크레딧을 올린다. 그 후의 여진은 각자 알아서 생각하라는 건지. 비밀에서 연계된 암묵의 후폭풍은 어쩌라고.









영화가 끝난 후 영화감독 김대환 감독과 함께하는 GV시간이 있었다.

김대환 감독은 요즘 가장 핫한 영화 '기생충'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초행'(2017), '철원 기행'(2016)의 감독이다. 영화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그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배울 수 있어서 알차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한 편 개봉일에는 김영하 작가와 함께 하는 씨네토크를 8월 1일 오후 7시 시네큐브 광화문에서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시간을 추천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연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식사,​ 알랭 뒤카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