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읊조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즈 Aug 02. 2019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김복동

영화 김복동





한평생 덧난 고통의 기억을 꺼내는 일은 아픔과 함께 크나큰 두려움이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뻔뻔한 일본의 만행을 두고 볼 수가 없었던 김복동 할머니.


"우리가 죽으면 진실이 잊힐까 두려웠다"

"나이 골백 살을 먹어도 잊히지가 않아, 이건 알려야겠다"

심장에 박힌 기억은 지워지지도 않고 지울 수도 없는 만 14살 여자아이의 참혹했던 기억을 꺼내보이기로 마음먹었다. 


감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일본에게 소리친다.

"피해를 본 사람이 여기 있다. 증인이 왔으니 문 열어라."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끝까지 싸우다 갈 거야."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김복동 할머니의 27년간의 여정을 보면서 울컥하기를 여러 번, 위안부 피해자의 고단한 삶을 돌아보고 역사적 맥락 속에서 김복동 할머니의 활동과 고뇌를 보면서 마음 깊이 아프다. 살면서 때론 덤덤하고 무심했을 자신이 부끄럽고 죄송하다. 


90세가 넘는 고령에도 일본의 역사 왜곡과 사죄 없는 정부의 행태에 전 세계를 돌며 피해사실과 그들의 만행을 고발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92년부터 올해 1월, 생의 마지막까지 내가 할 일이란 생각으로 모든 힘을 쏟았다. 또한 전 세계 전쟁 피해 여성들의 인권 신장과 지원을 위해 '나비기금'을 발족하는 등의 인권 운동가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그 발자취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감동을 안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선언한다. 무능한 합의 대가는 10억 엔. 누구를 위한 합의인가. 몇 푼의 돈으로 해결될 거란 얄팍한 생각은 역시 일본답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해결되었다고 지금껏 큰소리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치유와 화해 재단 설립을 한다.

일방적인 짓을 해 놓고 누구를 치유하고 누구와 화해를 하는가 분노하고 절규한다. 대학생들이 정부에 맞서 재단 설립에 반대하며 막아설 때는 함께 분통 터진다. 결국 무력 앞에 가로막혀 통한의 눈물을 쏟는다. 그렇게 일본 정부에 분노하지만 만나주지도 않고 외면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는 정부에 할 말을 잊는다.


이 합의에 암투병 중의 김복동 할머니는 비 맞고 있는 소녀상 앞에 섰다

"드러누워 있다가 속이 상해서 나왔다.

그건 우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우리가 바라는 건 사과다. 10억 엔이 아니다. 천억을 줘도 받을 수 없다. 돌려보내라. 그깟 위로금 주고 소녀상 철거한다고? 미친개 같은 소리 하지 마라. 우리가 그 돈 받으려고 싸워온 줄 아나"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는 단지 반일 이야기 만이 아니다. 여성 문제이고 국제적인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돈과 권력으로 사실을 부정하고 기억을 날조하는 뻔뻔함은 갈수록 강도가 거세진다.  


"사죄의 말을 하면 나는 용서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할머니의 말씀이 마음 깊이깊이 아프다. 


할머니는 끊임없이 되뇐다.

“나이는 구십넷, 이름은 김복동입니다"


한일갈등이 첨예화한 이즈음 그들의 본성을 제대로 알게 하는 영화다.

우리가 알아야 하고 또 알려야 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이야기다.

 









가수 윤미래 씨가 영화의 마지막에 흐르는 김복동 할머니의 헌정곡 ‘꽃’을 불렀다.
"빈 들에 마른풀 같다 해도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https://youtu.be/L4 AfcrUNtyQ

빈 들에 마른풀 같다 해도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누군가 꽃이 진다고 말해도 난 다시 씨앗이 될 테니까요 

그땐 행복할래요 고단했던 날들 
이젠 잠시 쉬어요 또다시 내게 봄은 올 테니까 

빈 들에 마른풀 같다 해도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흙으로 돌아가는 이 길이 때로는 외롭고 슬프겠지만 

그땐 행복할래요 고단했던 날들 
이젠 잠시 쉬어요 또다시 내게 봄은 올 테니까 

빈 들에 마른풀 같다 해도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10053


매거진의 이전글 누구나 아는 비밀...이었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