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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Jan 06. 2020

무덤덤히 새해가 찾아왔다.






새해가 된 지 엿새가 지났다.

습관처럼 케이크 한 조각 먹으며 크리스마스가 스치듯 지나갔고 뒤숭숭한 연말 또한 나와는 아랑곳없이 휙 지나가 버렸다. 그 사이 몇 주 전에 주문해 놓고 한 줄도 읽지 않았던 책을 엎드려서 읽다가 새해가 되었다. 주문한 네 권 중에 아직 읽지 않은 두 권을 남겨둔 채 무심히 한 살을 더 먹었다.


이제 막 보내버린 2019년은 언젠가는 "그 옛날 그게 2019년이던가 그때 말이지?" 하면서 기억 속의 어느 해쯤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그렇게 내 숱한 이야기들이 스며있는 시간들을 밀어내고 덜컥 새해가 되어버렸다. 짐작해 보지도 않았던 2020년이다. 떠밀리듯 또 다른 해를 맞아들였지만 무덤덤하다. 


새해의 계획들이 난무한다. 실천을 위한 당찬 기운을 뿜는 모습들이 멋지다. 그런 프로그램들이 내게도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알차게 거쳐오지 않았을 뿐. 이젠 그런 계획조차 없다. 계획인 듯 짐작되는 것들이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한다. 


진부한 말이겠지만 건강하기만을 기원한다. 지난해 혈육과도 같은 친구가 암세포를 이기지 못하고 먼길 떠났고 처음 겪는 그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동안 소홀했던 건강에 긴장감이 생긴다. 그리고 내 가까운 사람, 또 다른 그녀가 부디 거뜬히 완치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이제 내게 건강하기는 진부하거나 식상한 말이 아니다.  


또한 올해 할 수 있는 일은 내년으로 미루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해에 할 수 있는 것을 올해는 할 수 없듯이 해마다 해내야 할 것들이 있지 않을까. 부지런해져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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