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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Nov 19. 2019

공주의 재발견, 품격 있는 성곽길과 부여 이야기

공주 공산성과( 公州公山城 ). 부여 부소산성(扶餘扶蘇山城)






공산성에 오르기 전 입구의 아래에서 올려다본 성곽은 마치 하늘에 맞닿아 있는 듯 보였다. 하늘길을 걷는 듯한 사람들의 상체가 성곽 저편에서 움직인다. 백제인들의 모습이 환영처럼 보이고 있다는 착각을 혼자 해본다. 이렇게 도심 가까이 역사 속의 길을 밟을 수 있는 곳, 공주는 아침 햇살에 빛나는 성곽길을 여행자에게 내어주었다.  


성벽 아래 비탈에 자잘한 가을꽃들이 피어있다.

걷기 좋은 계절이다. 더구나 백제인의 숨결이 서린 품격 있는 길이다. 백제시대 웅진으로 천도해 공주를 수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중심 산성이다. 공산성의 서쪽 출입구 금서루를 시작으로 오르는 길이 조봇한게 옛길을 걷는 기분이다. 숨차게 올라도 성곽길엔 나무가 있고 숲을 걷고 바람도 불어준다. 또한  그 길에 조금만 올라도 발아래 공주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올 만큼 조망도 좋다.


산봉우리를 연결하며 성벽을 쌓고 적을 침입에 맞서기 전에 금강이 흐르는 곳, 방어력과 풍광을 동시에 해내는 성곽이다. 이제는 백제의 역사와 자연과 도심을 함께 느끼며 능선을 따라 트레킹 할 수 있는 길이다.

 

  

공주 공산성은 삼국시대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다. 현재 동문과 서문은 터만 남아있고 진남루(鎭南樓)·공북루(拱北樓)가 있다. 적에게 보이지 않게 누각 없이 만든 암문(暗門), 성벽을 돌출시켜 쌓은 치성(雉城), 고대(高臺)·장대(將臺)·수구문(水口門) 등의 방어시설도 남아 있다. (-지식in)


걸으면서 별다른 미사여구나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 없이 "와, 정말 좋아~"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르막이 있다가 내리막길이 나오기를 반복한다. 그리 가파르진 않다. 그 길을 걷는 이들을 비호하듯 서 있는 노란 깃발이 줄을 잇는다. 백호기다. 송산리 6호 벽화의 사신도를 재현하여 서쪽을 상징한다는 의미다. 걷다가 간간히 쉼터가 기다려주고 그것들이 역사적 사적들이니 그 풍경 앞에서 옛사람들의 땀과 지혜에 고맙지 않을 수가~.


공산성에 오르면 공주시와 함께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금강이 보인다. 금강에 놓인 다리는 충남 도청을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겨가는 대가로 이 금강철교를 만들게 되었다는 표지판이 있다. 지금 생각할 때 공주 사람들이라면 참 웃기고 어이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성곽길을 내려오면 공북루가 기다린다. 그 앞으로 왕궁터로 추정하는 너른 터가 앞에 펼쳐진다. 마을 고갯길과 석빙고, 영은사 앞의 만하루와 연지, 임류각, 쌍수정, 주춧돌, 창고터, 연못터... 지나는 곳마다 친절한 안내판이 일깨우는 역사적 사실 덕분에 이렇게 걸으며 공부한다. 


공산성 숲에 가을이 깊다. 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요즈음이다.

찬란한 백제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천혜의 요새인 성곽길을 걸어볼 수 있다니 예상 밖의 행운이었다. 지나치던 길에 잠깐 들르거나 무심히 스치던 공주였다. 운동선수 박찬호와 박세리가 살던 곳이라고 더 알려진 곳, 그곳에 공산성 능선 따라 부드러운 곡선 길이 무수한 세월 동안 거기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 속에 내가 들어왔던 날이다. 공주의 재발견이다.






- 공주의 먹거리 잘거리

공주에 가면 한옥마을이 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가옥이다. 직접 불을 때는 전통난방으로 구들장 체험도 한다. 한복체험도 할 수 있어서 오랜 외국살이를 했거나 외국인들이라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만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감이 주렁주렁 달리고 모과가 향기를 내뿜는 마을이다. 주변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길도 있어서 자전거 빌려 타고 옛 도시를 만나볼 수 있는 마을이다.


공산성 성곽길을 걸었으니 국밥 한 그릇 어떨지.

창밖으로 금강이 흐르고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맵지 않고 부드러운 맛의 국밥이 술술 넘어간다. 여행작가이신 쥔장의 여행과 사진이야기도 들으며 공주국밥인 새이학 장국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추가사진으로 조금 더 보기~

공주와 부여가 늘 함께한다.

백제문화제도 공주와 부여가 힘을 합친다. 개막식과 폐막식도 번갈아가면서 한다. 백제만의 향기가 깃든 두 도시가 가을 여행지로 잘 어울린다. 부여는 몇 번 가보았지만 갈 때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부소산성에 오르지 못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올랐다.


부소산성에 오르기 전에 사비도성 체험관에 들러 3D 체험을 한다. 영상 시대답게 그 옛날의 역사적 현장을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다. 그곳을 나와 이어서 부여의 왕궁이 있던 터 관북리 유적을 둘러본다. 부소산성을 오르려면 매표소를 통과해야 한다. 


전망 좋은 곳에 누각 반월루가 있어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가는 길마다 표지판이 자세하게 있어서 가고자 하는 길로 들어서면 된다. 낙화암은 그리 멀지 않아 단풍 숲을 즐기며 천천히 걷는 맛이 좋다. 삼천궁녀가 꽃잎처럼 떨어졌다는 곳에 서니 그 시대의 이야기가 백마강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듯하다. 부소산성은 무엇보다도 가을색이 너무도 이뻤던 곳이었다. 내게 가을 산은 부소산성의 숲이 다한 듯하다.





부여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곳,

`정림사지 탑

`정림사지박물관



정림사지박물관,

2006년 9월 29일 개관했다. 백제사비시기 불교와 그 중심에 있었던 정림사를 주제로 백제 불교문화를 재조명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고취시키고자 건립된 곳이다. 꼼꼼히 살펴보면 그 시대의 면면이 파악되는 시간이다.


정림사지 5층 석탑,

이 석탑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과 함께 백제시대(百濟時代)에 세워진 귀중한 탑으로, 세련되고 격조 높은 기품을 풍기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며, 백제 석탑이 목탑의 번안에서 시작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보여주고 있는 백제탑 형식 중 전형적인 석탑이자 석탑의 시조(始祖)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석탑은 각부의 양식 수법이 특이하고 본격적인 석탑으로 정착하고 있는 전이적인 규범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 석탑의 계보를 정립시키는 데 귀중한 존재가 되고 있다.(지식in)


정림사지가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은 바로 <와적기단(瓦積基壇)> 때문이다.

와적기단은 기단 외부에 기와를 쌓아 기초를 다져 장식하는 기법이다. 사비 시대에 부여와 익산지역에서 유행하다가 일본에까지 전파되었다. 와적기단 건물터는 백제 건축기술과 그 전개 양상을 밝혀낼 수 있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이유다.

정림사는 절터만 남기고 현재 5층 석탑만 우뚝 서 있다.

1500년이 넘는 시간의 흔적이 석탑에 배어 있어서 그 세월 앞에 서 있는 현대인들의 훗날도 감히 상상해 본다. 굴곡의 역사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후세들에게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석탑 뒤편의 석불좌상이 앉혀 있는 금당 안에 비친 한 줄기 햇살이 기억에 남는다. 화재로 불에 타고 마모되었어도 그 자리에 모셔져 있어서 다행이다. 비로자나 불상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작지만 도심 어딜 가나 백제의 이야기가 배어있는 도시 부여다.

어디서든 가기 쉽게 지도상의 거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서 언제든 훌쩍 떠나기 쉬운 곳, 부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소중한 곳임을 새삼 알아둘 일이다.


삼색 비빔밥이 나오는 곳,

백제원은 '수라간'과 '생활사박물관'이 한 곳에 있는 복합공간이다.

맛난 밥상으로 허기를 채운 뒤 생활사 박물관을 둘러보면 좋을 듯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92275&CMPT_CD=SEARCH


https://brunch.co.kr/@hsleey0yb/295


https://brunch.co.kr/@hsleey0yb/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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