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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Nov 04. 2016

노란색에 물들다. 남이섬의 가을~

그  나무숲 아래의 행복...







 


가을 하루 노란색에 푹 빠져보았다.
남이섬을 간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노란 은행잎 만을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막상 섬 안으로 들어가니 은행나무가 나를 압도한다. 이런 풍경 앞에 서니 가슴이 막 뛴다.


올핸 꼭 가보고 싶었다.
이상하게도 남이섬을 가야 할 때마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못 갔었다.
이번 가을엔 꼭 가보리라 마음먹고 있다가 기회가 생기자마자 무조건 가는 걸로 해버렸다.
그리고 새벽 5시 출발~

어둠 속을 달리는 자동차는 한 밤중처럼 칠흑 같은 어둠이다. 한참을 달려도 좀처럼 쉽게 어둠이 가시지 않는다. 서울에서 한 시간 반쯤 달리니 조금씩  어둠이 걷히고 남이섬의 입구에 도착
전날부터 갑자기 찾아온 가을 추위로  머플러와 장갑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그럼에도 덜덜 떨린다.


북한강을 뒤덮는 물안개의 신비로움이 여행자에게 행복한 하루를 예감하게 한다.
7시 첫배를 타고 물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길에 모두들 시린 손으로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배에서 내려 섬으로 들어서면서 어디부터 섬 여행을 시작할까 생각하려는데 몇 걸음 걸으면서 저절로 해결된다. 눈 앞에 노란 은행나무 길이 펼쳐져 있었고 사람들이 그 풍경에 넋을 잃고 달려든다. 바람까지 불어 날리는 은행잎을 맞으며 환호하는 사람들의 가을은 더없이 충만해 보인다. 밤사이 뚝 떨어진 기온으로 얼어붙은 은행잎이 비 오듯 쏟아질 때면 사진가들의 셔터 소리가 곳곳에서 터진다.


오전의 햇살과 함께 바람은 멈추지 않는다. 그 빛을 받은 낙엽위의 찬서리도 반짝인다.
여한 없이 은행나무길을 걸으며 온 몸으로 그 느낌을 누려본다.
두세 시간쯤 그렇게 은행나무길을 즐기다 보니 신기하게도 그 많던 은행잎이 다 떨어져 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푹신한 방석처럼 쌓여서 또 다른 즐거움으로 노오란 길을 거닌다. 앉아서 카메라 렌즈를 들여다보거나 엎드려 은행나무 길을 사진으로 담느라 몰입하는 사람들, 허공으로 흩뿌리거나 연인들의 추억 만들기도 흔하게 보인다. 아름다운 날들이다.

섬 안에서 점심을 먹고 강을 옆으로 바라보며 섬 둘레를 천천히 걸었다.
정오의 햇살이 따사롭다. 좋은 사람과 함께 와서 손잡고 걸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강가의 길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겨울연가 덕분인지 중국과 일본인들이 많이 보인다. 겨울연가의 메타셰콰이어 길이나 자작나무 숲, 그림이나 사진 전시, 체험공방이나 열차 타기, 분위기 있는 카페 등 즐기고 누릴것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보며 산책하던 그  오후가 지금도 아련히 생각난다.
노오란 색에 물들던 은행나무 밑의 행복을 떠올리며 한동안 추억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 가을의 남이섬을 기약한다.




아침 7시 배에 오르기 전 선착장에서 늦가을의 추위에 떨며 
물안개가 온통 가득한 그 강을 바라볼 수 있어서 어찌나 짜릿하던지.


아름다운 남이섬의 아침은 부지런한 사람들의 몫이었다.
물론 나도~^^



이 가을에 사색할 시간과 공간을 가져본다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바라만 보아도 좋다~


함께 하는 이도 ,
등 뒤에서 바라만 봐도 ,
함께하는 은행나무 밑의 행복은 더할 나위 없다.


여고 동창생?
이쁜 연인들,

함께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남이섬에 왔으면
당연히 강가를 거닐며 심호흡을 하고
또는 열차를 타고 계절을 느껴볼 일이다.
 

아침부터 흩날리던 노오란 은행나무잎이 11시 무렵 되니 거의 다 떨어졌다.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를 보면서 남이섬의 은행나무잎은 오늘로 마지막이겠구나... 했다.
절묘한 타이밍에 내가 거길 간 것이다.

그 노란 은행잎이 온천지에 가득했던 남이섬의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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