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즈 Nov 08. 2016

용감했던 사람들, 금산 칠백의총

충남지역 여행하기~









친근한 듯 담담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
하루쯤 훌쩍 떠나는 충남지역 여행길에 마지막 코스를 금산으로 계획한 것은 마치 마무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하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인삼밖에 떠오르지 않던 그곳.
금산은 그 주변의 유명한 사적이나 여행 명소와는 달리 소박한 듯 조용한 곳에 위치해서 환경적으로 편안함을 준다. 게다가 충남지역이면 서울에서도 멀지 않고 아랫 지역에서도 찾아들기 적당한 중간지점이어서 찾아가는 교통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우선 대중가요로 유명해진 칠갑산으로 에워싼 청양의 사찰 장곡사의 은은함과, 우리나라 육해공 3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을 찾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신 도읍지로 꼽은 천하명당을 구경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어서 마지막으로 금산으로 향하는 것, 찾아가는 길의 풍광도 따사롭다 이렇게 하루 코스로 알뜰하게 충남지역을 돌아볼 수 있다.   


오후 느지막이 도착한 금산의 칠백의총은 반짝이는 가을볕으로 가득하다.
입구에 적혀있는 유의사항부터 이곳의 분위기를 짐작하며 조용히 들어가게 된다. 먼저 넓은 잔디가 단정히 자란 길을 따라 의총문을 들어선다. 그리고 이어지는 취의 문을 지나 종용사 앞에 선다. 칠백의총을 찾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관람에 앞서 이곳에서 묵념을 한다.


칠백의총은 1592년(선조 25) 8월 임진왜란 때 왜군과 싸우다가 장렬히 순절한 700 의사의 무덤이다. 당시 조헌 선생과 영규대사 이끌던 의병들이 청주성을 함락하는 등의 큰 공을 세웠는데 이어 남은 700명의 의병을 이끌고 금산으로 진격하여 왜군과 싸우다 모두 숨진 곳이다. 그 후 종용사라는 사당을 만들어 700 의사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지내왔는데 일제시대 때 폐지되었다. 그러나 광복 후 금산군민들의 성금으로 다시 지금의 칠백의총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적 제105호.

그분들의 애국심과 용감한 충절을 돌아보며 숙연해진다.
금산지역 지자체의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이름 없는 영령들을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이렇게나마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041) 753-8701/2)
계단을 계속 올라가니 조헌 선생을 비롯한 모든 의병들이 함께 잠든 무덤엔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저녁 햇살이 비추고 있다. 칠백의총을 조용히 돌아보며 내려오면서 입구 쪽의 기념관을 들러볼 수도 있다. 그리고 방학 때는 칠백의사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어린이들의 체험학습도 있다고 한다.


잘 정비되어 누구라도 고즈넉한 칠백의총을 찾아서 내 나라를 위해 용감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요즘처럼 나라가 혼란한 시점에 한 번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기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충청도 땅의 친절한 기운을 받아 한층 편안해진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잘 삶아낸 수육과 인심만큼 따끈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채우는 일도 여행자의 행복.

금산엔 인삼과 함께 칠백의총이 있다.
여행길에 그곳에서 하루쯤  마음을 정돈하고 다시 길을 떠날 수 있어서 더 좋은 곳이다.
금산 칠백의총 http://700.cha.go.kr/ 









#충남 여행 #금산 #칠백의총 #700 의사 #호국정신 #트래비  #Travie #충남 원정대 #여행작가 




매거진의 이전글 이성계의 꿈, 계룡 신도안 주초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