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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May 17. 2021

빙그레 웃는 섬, 완도(莞島)

빙그레 웃을 ‘완(莞)’, 섬 ‘도(島)’. 완도 당일여행





전국이 일일생활권이라는 말이 이젠 구닥다리 옛말처럼 들릴때다. 그래도 섬 여행은 좀 예외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하루쯤이라도 뚝 떨어진 섬으로 떠나 유유자적하고 싶은 마음 간절한 때다. 한반도 남서쪽 끝자락에서 빙그레 웃음 짓고 있는 청정한 섬, 당일로 완도를 후딱 다녀왔다.

Ktx가 현대인의 시간을 단축시켜준 것이 어디 여행뿐일까만, 어쨌든 바쁜 현대인들에게 여유 있는 시간을 제공했고 어디든 어렵잖게 훌쩍 나서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용산역에서 아침 7시 49분 출발한 기차가 나주역(각자 편의에 따라 광주역이나 목포역도 가능)에 9시 47분에 도착. 완도까지 버스로 곧장 이동.


해신(海神) 장보고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섬, 완도

통일신라시대 이 땅의 해상로를 통해 국제 무역을 주도했던 장보고의 이야기는 드라마 '해신'이 아니어도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역사 이야기다. 완도는 장보고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것 또한 빠뜨릴 수 없다.


-장보고 해상무역의 흔적들, 완도 청해진 유적지

장보고의 활동 근거지 청해진 유적지가 있는 장도를 가려면 완도 동쪽의 장좌리로 가야 한다. 한 때는 마을에서 하루 두 차례의 썰물 때만 걸어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장도 목교가 놓여있어서 출입이 자유롭다. 특히 바다에 물이 빠졌을 때 나타나는 <목책>이 중요한 역사적 흔적이다.


목책은 청해진 방비를 위한 굵은 통나무를 섬 둘레에 박아놓은 것으로 지금도 약 1000여 개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무심히 바닥을 들여다보면 잘 알 수 없는데 찾기 쉽게 깃발을 꽂아놓는 친절함.~

물 빠진 갯벌엔 살아서 꿈틀거리는 갯고동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오염되지 않은 천연의 땅으로 오래오래 유지되기를. 


청해진 유적지 쪽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깊이 6m의 우물을 지나게 된다. 바닷속 지하수를 길어 올려 청해진 군단의 식수원으로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해진의 터였던 곳에 전진기지와 초소 역할을 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 청해진을 설치한 장보고는 신라, 일본, 당나라 3국의 해상 무역권의 장악을 이루는데 큰 공헌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장좌리 809


-장보고 대사의 해상활동과 일대기, 장보고 기념관

청해진의 옛 터에 해상왕 장보고의 일대기를 전시와 영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곳. 상설전시관과 중앙홀 전시관이 있어서 장보고 대사의 흔적을 만나게 된다. 또한 체험형 입체 관람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역사적인 현장이나 유적지, 기록물 전시장을 이야기할 때마다 꼭 하는 말들, '아이들과 함께 가 보면 좋을 곳'이란 말을 자주 보게 된다. 살짝 거부감이 드는 건... 이 모든 게 남녀노소 누구라도 알면 좋을 것들인데 그저 '교육적'으로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은 것이라고들 하니.  


한적한 분위기의 바다 풍경과,

역사적 사실에 다가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무엇보다도 자연 속의 완도를 피부로 느낀다.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청해진로 1455


-장보고 동상이 우뚝, 장보고 어린이 놀이공원

거대한 동상 아래로 전시관이 있어서

장보고의 유년기부터 활동기의 기록이 전시되어 꼼꼼히 살펴본다면 좋을 듯.


전남 완도군 완도읍 죽청리


-완도의 랜드마크, 완도타워

당일 여행이기에 완도타워는 아마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높은 타워에 올라 한꺼번에 완도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을 살리는 건 필수일 듯.


완만한듯한 속도로 모노레일을 타고 가노라면 양 옆의 산책로와 다도해 일출공원을 즐길 수 있다. 조금 오르니 가까이서 속속들이 완도의 면면이 바라보인다. 바로 앞바다에 천연기념물 28호 상록수림으로 빽빽한 '주도'라는 동그랗고 이쁜 섬이 오롯하다. 녹음이 싱그러운 숲과 선명한 빛깔의 꽃들, 바다를 둘러싼 완도를 바라보면서 완도 타워에 다다른다.(460m, 약 6분 정도. 7분 간격. 승차인원 48명. 해발 132m )


모노레일에서 내리면 장미터널을 지나고 산책하듯 언덕배기를 오르며 타워까지 잠깐 걷는다. 타워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가슴이 탁 트이는 시간이다. 360도 파노라마로 구성되어 한 바퀴 돌면 완도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크고 작은 섬과 다리들, 멀리 영암의 월출산, 전복 양식장, 봉수대가 다 들어온다. 날씨에 따라 제주도도 보인다고 한다. (야간에는 환상적인 조명 레이저쇼가 진행된다고 함)


어린아이들이 현장수업인 듯 재잘대며 선생님을 따라다닌다.

뻘뻘 땀 흘리며 아이들을 인솔하면서 완도를 수업하는 젊은 선생님의 성실한 모습을 몇 번씩 바라보게 된다. 선생님도 멋지고 아이들도 이쁘고.


-완도타워의 매점에서 비파 주스 한잔.

초여름 날씨, 덥다.

완도에서 맛볼 수 있는 비파 주스.

연한 주황색의 비파는 완도의 특산물로 아열대 과일이다.

옛말이 '비파나무 한 그루 있으면 아픈 사람이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건강에 좋은 과일이라고 한다. 살구 비슷한 모양에 복숭아와 감의 중간인 듯 부드러운 맛이다. 얼음 가득 넣고 만든 비파 주스로 시원하게 갈증을 날리고~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장보고대로 330


-깊은 숲의 기운, 완도수목원

전남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이다. 규모도 엄청나다. 2,000ha의 광활한 면적. 수목원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들어섰는데 주변을 둘러싼 산을 포함해서 상왕봉 아래 조선된 수목원은 어마어마한 규모인걸 비로소 알았다. 거의 축구장 2000개의 넓이라고 한다. 169와 3449종의 동식물과 상록활엽수로는 세계 최대 집단 자생지였다.


완도수목원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2011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공존상’을 수상했다. 산책 삼아 걷기 좋은 푸른 깨끔길은 동네 앞의 나지막한 산이라는 전라도 사투리다. 빼어난 풍치의 수목원 안에는 산림 전시관, 열대, 아열대 온실, 관찰원, 관찰로, 수생식물원, 전망대, 야영장, 농구장 등이 갖추어져 있다.


난대림 산길을 몇 군데 걸으며 들러보고 산림전시관을 돌아보았는데 시간상 아주 쪼끔만 본 셈이다. 한나절로는 어림없다. 하루나 이틀쯤 숲의 기운을 받으며 느릿하게 '숲멍'도 하면서 푹 쉬는 여유를 갖고 싶은 곳이다.


전남 완도군 군외면 초평1길 156


-전복 거리

완도 하면 전복 아니던가. 바다의 산삼이라고 하는...

전복 거리를 걸어서 수산물과 건어물을 구경하며 구입도 하고, 수협 수산시장의 살아있는 삶의 현장도 느끼는 시간. 전복 등 수산물을 현장 구입 후 서울로 즉시 택배송을 하는 사람도 본다. 코로나의 여파인지 거리도 한산하고 수산물 시장도 북적이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어서 빨리 소란스럽고 붐비는 파시를 볼 수 있기를...



-신선한 생선구이 밥상.

푸짐하게 구워온 생선을 직원이 직접 손으로 살을 발라주고 간다.

된장에 해초류를 넣고 끓인 갯국의 시원한 맛도 독특하다.


또한 전복 특산지 완도답게

이곳엔 빵에 전복 1 미가

통째로 고스란히 들어간

전복 빵이 있다.

장보고빵이라고도 한다.




-빙그레 웃는 섬 완도

완도는 빙그레 웃을 ‘완(莞)’에 섬 ‘도(島)’를 쓴다. 이런 이미지 영향인지 걷다 보면 빙그레 식당, 빙그레 공원, 빙그레 마트, 빙그레... 이런 상호들을 흔히 본다. 절로 빙그레 미소 짓게 하는 섬. 당일로 바삐 다녔지만 며칠 정도 완도의 느린 풍경 속에서 여유롭게 지내고 싶은 곳, 누구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하루 코스 나들이도 가능한 스마일의 섬, 완도였다.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1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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