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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Jun 04. 2021

거제도...

랜선 거제도. 수국, 그 섬에 가고 싶다.








'방구석'이란 말이 사전에는 '방 안의 네 귀퉁이, 방 또는 방 안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그야말로 '막' 쓸 때 하던 말이 이제는 대수롭지 않게 사용된다. 사람들의 글 속에서도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방구석'이 제목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꾸어 놓은 것이 어디 이뿐일까만.

사진 폴더를 뒤적이며... 방구석 시간 놀이랄까.

딱 이맘때의 사진들 중에 수국이 눈에 확 들어온다. 요즘 수국으로 핫하다는 곳이 여기저기 자주 보이지만 거제섬의 수국 사진은 아~주 오래 전의 날짜가 찍혀있다. 6월이었다.


수국, 좋아하는 꽃이다. 그중에서 잉크빛이 도는 푸른 수국이 좋다. 연분홍이나 핫핑크의 알록달록보다는 푸른빛의 수국, 더러 화이트의 수국이 섞여도 잘 어울린다.



거제에 갔을 때 푸른빛 수국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그 기억이 오래 남아 있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이었는지... 외도(外島) 초여름 더위 때문에 양산을 썼던 사진도 있고 햇빛 때문에 눈 찌푸리며 바라보는 사진도 있다.


그 시선 앞에는 아열대 식물이 초록 초록,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풀밭 위의 조각 작품들이 자연 속에서 멋지게 어울렸고, 저 앞으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예전에 어른들이 하던 말을 이젠 내가 한다. '좋오~을 때(였)다...'     



벤베누토 정원엔 수국만으로 가득했었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섬과 바다와 정원이 더없이 잘 어울렸다. 환영합니다 란 뜻의 벤베누토 정원에 들면 '수국 수국 하다'라고 말들 하듯 수국의 환영에 좋아 죽을 것 같았다. (요즘은 그 정원에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참여한 모양이다.)



파도에 밀려서 동글동글한 돌들이 소리 내던 학동 몽돌해변, 스무 살 즈음의 친구가 생각나는 구조라해수욕장, 해안도로와 언덕의 풍광,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떠 있는 바다를 마실 놀이 하듯 한 바퀴 돌아보던 해금강, 외도에서 내려다보는 해금강은 더 말해 뭐함. 그리고 점점이 올망졸망한 섬들...



바닷가 마을이나 바다가 있는 그 섬에 다녀온 것이 아니라, 거제도에 들어간 것은 섬나라 또는 바다나라로 들어갔다 나온듯한 느낌. 파도에 실려온 해초들의 비릿한 내음이 몸에 배일 때까지 그 섬에 풍덩 잠겨 있다가 왔던 기분, 그 자연 속에 다녀왔던 기억...  랜선만 타도 이렇게 즐겁다.


해시태그 # 방구석, #랜선, #기억이란 말에는 '... 싶다'가 숨어들어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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