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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Oct 10. 2021

미륵사지 석탑이 품은 이야기, 백제역사유적지구 익산





미륵사지 정문에 들기 전에 <미륵사지 미디어 아트쇼>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게 뭐지' 하면서 보고 있는데 이 지역 주민인 듯 한 분이 지나다가 한 달 전쯤에 진행되었던 행사였다면서 참 볼만했던 쇼였다고 말해준다. 찾아보니 미륵사지 석탑 동. 서쪽에 프로젝션 매핑 및 드론을 이용해서 다양한 빛과 형상을 표현하고 음악을 활용한 종합 미디어쇼로 구현된 행사였다는 것이다.



익산 지역의 문화유산일 뿐 아니라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 석탑의 가치 확산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입구에 들면서부터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이렇게 너른 대지에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모습이 있다. 어릴 적부터 교과서에서 보아왔던 미륵사지 석탑, 백제 시대 최대 사찰이던 미륵사지는 국보 11호다.



원래는 9층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절반 이상이 붕괴되어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꾸준히 보강하고 섬세한 복원작업을 해온 결과 지금은 미완의 6층 석탑으로 우뚝 서 있다. 복원 작업 중 해체 수리하면서 내부에서 사리장엄구와 유물들이 출토되었는데 현재 내부는 입장할 수  없다.



우리의 기술로 거의 완벽하게 복원된 미륵사지 동탑, 뭔지 말끔해 보이지만 옛 석탑을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들어가 보았더니 시원하다. 그 서늘함이 그 옛날의 기운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미륵사지 앞마당에 당간지주가 동서 방향으로 두 기가 서 있는데 생각보다 매우 크다. 보물 236호로 지정되었다. 당간은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꼭대기에 깃발을 꽂아놓는 돌기둥이었다고 한다.  




미륵사지 주변으로 큼직한 돌들이나 파편들이 몇 군데 자리를 잡고 있다. 석탑의 노반 덮기 돌이라고 한다. 동원 금당터가 있고 몇 군데 터마다 목탑이나 석탑이 있었지만 화재에 사라지기도 하고 지금은 이렇게 기단만 남아있는 상태다.


널찍널찍 한 터에 담긴 역사적 사실을 돌아보는 젊은 커플이 내 사진 속에 몇 번 담겼다. 집에 와서 사진을 정리하다가 보고서 유적지를 꼼꼼히 살피며 다니는 모습이 참 이쁘구나 하며 들여다보았다. 누군지 알아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이쁜 모습 그냥 올린다. 한적한 미륵사지 터를 돌며 데이트하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이쁘고 이쁘다. 우리 아들도 저런 데이트를 할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백제 유적지의 풍경 속에서 그들만의 하루는 참 멋진 추억이 되었을 것 같다.




그뿐일까.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지나가는 가족들의 모습 또한 아름답다. 이럴 때 역사 공부라 하면 좀 재미없겠지만 이렇게 가족들의 즐거운 나들이 속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접해보는 것도 남다른 즐거움과 의미가 될 듯하다. 특히 백제 무왕의 흔적이 가득한 익산의 모습을 보려면 이곳 미륵사지를 빠뜨릴 수 없다.




입구에 들어가면서 그리고 나오면서 지나는 연못이 양옆으로 차분함을 전한다. 석탑이 연못 속에 비치는 반영이 오랜 세월 속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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