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즈 Jun 12. 2023

숲과 물을 지나 천천히 완주

자연의 위로, 완주 대아수목원. 대아저수지. 고산미소시장.봉동생강골시장









고산자연휴양림에서 나와 새벽이슬을 맞으며 숲길을 달렸다. 여전히 옅은 안갯속에서 길마다 금계국이 노랗고 길 옆의 숲은 촉촉하다. 삼례마을이나 만경강길이 보여주는 완주의 맛과 멋, bts 힐링 성지라고들 말하는 곳, 이제는 그것들을 둘러싼 길을 훌훌 달리며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알리고자 애쓰지 않아도

그저 찾아가 숨 돌리며 자신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곳.


대아수목원

대아저수지

고산미(味)소시장, 봉동생강골시장



이른 아침 아무도 찾지 않은 대아수목원은 말 그대로 고요하다.  어쩌다 관리하는 분만 오가고 방문객은 아무도 없다. 다분히 사람들이 몰려드는 관광지가 아닌 식물종 보존등 유전자원 관리기관으로 알려진 대아수목원의 이른 아침을 혼자 독차지한 셈이다.



전라북도 완주군 동상면에 위치한 대아수목원은 생태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이 땅의 생태계 또한 급변하고 토종 야생식물들의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전북의 산림자원 조성을 목적으로 1988년 수목원으로 지정, 1995년 개원, 약 150ha 면적이다.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관리하는고 전북 산림환경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아수목원, 완주 여행 중이라면 금낭화 군락지로도 알려진 초여름의 여행지로 들러볼 만하다.



푸루미뜰, 열대식물원, 산림생태체험관, 전망대, 야생화원, 유아숲체험관, 분재원, 풍경뜰, 산림문화전시관, 장미원, 무궁화원, 약용수원, 수생식물원, 어린이숲체험원, 천연기념물후계목동산, 수목비교관찰원... 볼거리가 가득 차 있다.


표지판을 따라 걷다가, 또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하면서 내키는 대로 혼자 수목원을 즐긴다. 고요한 산책...



풍경이 있는 뜰앞 돌 위에 앉아 한참을 쉬며 시간을 보냈다. 이름하여 뜰멍?. 이런 시간이 언제 또 생겨날지, 수목원 안에서 혼자 오도카니 앉아있으니 세상 편하다. 사계절 달라지는 수목원을 위해 군데군데 공사 중인 모습이다.


옆쪽으로는 아직 가동하지 않고 있는 물분수가 여름을 기다린다. 곧 머잖아 하늘로 치솟는 물분수가 주변 식물들에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반짝거리겠지.



중간중간 뱀과 벌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있다. 이곳은 전국 8대 오지 중의 하나로 화전 경작을 하던 곳이어서 일반인들의 접근이 드물어 훼손이 적다 보니 다양한 식물들의 보존이 잘 되고 있다고 한다. 벌과 뱀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숲문화마루는 도서관, 전시관, 쉼터로 이용되는 곳이다. 가을이면 숲마루뜰 앞에 국화가 뒤덮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볼 생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애써 꼭대기까지 오르거나 샅샅이 찾아보는 부지런함은 발휘하지 않았다.


산림생태의 다양한 모습을 살피고 직접 체험하며 오감만족을 할 수 있는 대아수목원에서 여유롭게, 느릿하게 푹 잠겨보는 것, 여행 중의 이런 마음의 휴식처를 찾아본 날이다.


 (미리 신청하면 산림문화 체험교실과 숲 해설 등을 운영하는 질 높은 산림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 관람시간: 3월~10월 09:00 ~ 18:00 / 11월~2월 09:00 ~ 17:00

 ♤ 입장시간은 관람시간 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

 휴원: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입장료·주차장 무료      





-굽이굽이 외딴 길 대아저수지

완주군 고산면의 시골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작은 마을 몇 개를 지나고 들과 산을 지난다. 대아저수지를 둘러싼 도로로 쭉 이어진다. 알고 보면 제법 높이가 있는 위치다. 여기가 어딜까 숲 향기와 함께 아찔한 초록의 숲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다가 대아정을 만나 자동차를 세운다. 대아정으로 오르는 계단이 오래된 옛길처럼 느껴진다.



대아정 2층에 올라 대아저수지 전경을 한눈에 담아본다. 주변 풍광이 한꺼번에 다 들어온다. 저수지뷰로 이만한 곳 흔치 않다. (TV프로그램을 통해 이금희. 이선희가 왔던 곳이라고 한다. 대아정에 걸터앉아 계절이야기도 하고 삶의 이야기도 했다는 곳.)


대아저수지는 천연 인공호라고 하는데 자연스러움을 간직한 풍경. 호수만큼 넓어서 대아호라고도 불린다는 말. 동네 마실길처럼 천천히 달리다가 만나는 이런 풍경이 기분 좋다. 값진 풍경이 대신해 주는 아침나절이다.



무수한 여행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는 때에 이전부터 늘 그 자리에 있는 이런 풍경들이 좋다. 2층 콘크리 누각에 서서 바라보는 운암산 숲이 감싼 저수지를 보면서 상쾌함을 얻는다.

다시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을 달리면서 간간이 차를 세운다. 잔잔한 물결이 한없이 고요하다. 다행히 수량도 풍부해서 가뭄 걱정도 덜고 저수지의 풍경도 여유롭다. 완주 9경 중 4 경이다. 길에서 만나는 자연힐링이다.






-완주 고산미(味)소시장, 봉동생강골시장

떠나오기 전에 들르는 곳, 시장이다.

고산 미소시장 내 미소한우 직매장, 1층에서 구입 후 2층에서 상차림비를 지불하고 먹기도 한다. 1층이든 2층이든 북적인다.


이곳은 한우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직매장이라고 한다. 매일~3~4두 도축판매, 철저한 원가경영이라는 곳,  중간 유통과정 없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 친환경 로컬푸드다. 4일. 9일이 장날. 내가 간 날은 장날이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제법 많다.  떡갈비용 고기와 표고버섯을 샀다. 가격도 좋고 양도 푸짐해서 득템느낌.


상가와 카페와 공원이 함께 조성된, 

한우로 특화된 장터로,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터다 



완주가 봉동생강으로 유명하기에 지나는 길에 굳이 잠깐 들렀다. 장날도 아니고 생강철도 아니어서인지 생강을 못 만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완주, 쉬어가삼[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