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봄~
꽃샘추위와 함께 언 땅 속에서 봄꽃이 솟아올랐을까.
삼월,
봄을 마중하는 마음으로 산에 올랐다.
계곡을 따라 쭈욱 걸어 올라갔으나 눈 속의 복수초도 너도바람꽃도 찾고 싶은 야생화는 보이지 않는다.
조금씩 물이 흐르는 계곡은 녹지 않은 눈으로 덮여있고 아직도 꽝꽝 언 얼음이 군데군데 계곡을 덮고 있다.
그 밑으로 시리게 물이 흐른다.
졸졸졸...
두꺼운 얼음 위로 봄볕이 쏟아지고 있다.
화석이듯 얼음 속에 갇혀있던 지난가을의 단풍잎이 봄기운에 풀려나오는 중이다.
저 햇살이 우리에게 전해줄 지난겨울의 묵은 감상이 봄꽃과 봄바람을 전해주겠지?
날마다 얼음이 녹아서 계곡을 흐르고
봄을 맞고 어느 날 또 다른 계절을 반길 테지.
얼음장 밑으로 찾아온 봄이 청량한 소리를 내며 내 귀를 간지럽힌다.
아, 설렘을 주는 소리...
시냇물이 되어 흐르고 무늬를 만들며 봄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참 명랑하고 기쁜 친구처럼 우리 곁에 와 있다.
어서 와, 봄~
눈 속에 있어야 더 이쁜 복수초,
고목 옆에서 피어 봄볕을 쬐고 있고,
그리하여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