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읊조림

동네 골목 맛집 이야기~

아줌마들의 우아한 혼밥 이야기

by 리즈





한낮, 때로 집에서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집 근처로 잠깐 나가 점심 한 끼 맛나게 먹고 들어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결국은 오전 내내 집안일을 마치고 아침에 가족들이 남긴 음식들을 냉장고에서 무심히 식탁에 꺼낼 것이다. 집에서 대충 때우는 점심이 급기야는 맥 빠진다. 그렇다고 배달음식은 내키지 않는다. 아줌마도 우아하게 점심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은 혼자만의 그 시간이 여유롭고 풍성한 기분이 드는 밥상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흐뭇한 식사가 스스로를 위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럴 때마다 가벼운 차림에 편한 운동화를 신고 집 근처로 슬슬 걸어나가 음식점 창가에 앉아 한낮의 햇살을 바라보며 주문한 음식을 조용히 혼자 먹는 상상을 해 본다. 약속이 없어도 누군가가 차려주는 점심시간을 누리고 싶다. 물론 이럴 때 대부분 가정식 백반과 같은 메뉴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그런 곳을 발견했다.

내가 사는 지역 중심가의 번쩍거리는 빌딩 거리가 아닌 한 블록쯤 들어간 뒷골목의 도로변에 작은 이탈리아 음식점이 어느 날 눈에 들어온 왔다. 실내가 넓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알고 보니 주방과 홀을 씩씩하게 오가는 젊은 청춘들이 이 음식점의 셰프들이었다. 요리를 공부한 가까운 친구들 넷이 의기투합하여 작은 음식점을 만들어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보다도 파스타의 값이 고급 레스토랑의 절반 가격인 데다 맛이 꽤 좋았다는 게 포인트다.(평일 점심 이벤트 가격은 반값보다 더 저렴하다.) 그래서 파스타나 피자가 생각날 때면 가까운 친구나 이웃들과 편한 마음으로 몇 번 가본 적이 있다.


며칠 전에도 그곳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을 만났다. 점심 무렵이라서 몇몇 팀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몇 달 만에 만난 그 분과 회포를 풀면서 바라보는 창밖 거리는 어느덧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중이었다. 반팔 차림의 젊음들이 오가는 활기찬 풍경을 우리는 가만히 앉아 바라보았다.


함께 세월을 보내며 지금껏 이어져온 이웃이 있어서 이럴 때 좋다. 식전 빵과 파스타 이후에 커피 서비스도 이어진다. 혼밥이 유행하는 요즈음 동네 골목에서 친구나 이웃을 만나 유쾌한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것도 활력소가 된다. 그 자그마한 공간에서 몇 시간 편안히 즐거울 수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우선 맛집의 첫째 조건으로 손색없이 맛있었고, 부담 없이 들를 수 있어도 될 만큼 저렴한 가격대가 마음에 든다. 동네라서 편안했던 그 집이 가까운데 있어서 다행이었고. 물론 그래서 조용히 혼밥도 가능할 만큼 거리낌이 없어서 또한 좋다.


몇 달만에 찾았던 이 날도 문 열고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셰프복을 입고 서빙하는 젊은 청춘이 메뉴판을 들고 다가온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오면서 혹시 이 집이 없어졌을까 봐 걱정했어요." 했더니

"하하하... 네, 잘 버티고 있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렁차고 건강한 그 목소리가 기분 좋게 한다. 젊은 청춘들의 앞날에 늘 행운이 함께 하기를. 그리고 누구라도 가끔씩 찾아와 가벼운 지갑으로 한낮의 식사를 만끽할 수 있도록 이 집이 쭈~욱 번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혼자 해 보았다.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7043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끔 비타민 한 알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