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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Aug 11. 2023

반포는 ○○○도 멋있다

자본주의가 좋다가 나쁘다가

며칠 전 서울에 다녀왔다. 대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중에 한 친구가  신세계 강남 VIP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따라갔다. (내가 언제 이런 데 가보겠냐는 마음이 컸다.)


남에 있는 일본식 비즈니스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간선버스를 타고 신강(신세계강남)이 있는 반포로 향했다. 가는 동안 차가 막혀서 KB부동산으로 창문 바깥 아파트 시세를 찾아보았다.(부동산 공부를 재미있어하는 나) 보통 20억대였다. 그에 비해 사람들은 평범해 보였다. 1억 빌라에 사는 나나 20억 아파트에 사는 그들이나 다 같은 사람이구나. 그나마 안도했다.


20대 시절 반포 아파트에 사는 오빠랑 아주 잠깐 귄 적이 있다.
그때 계속 사귀었으면 지금 '반포댁'되었을 거라며 친한 친구는 만날 때마다 아쉬운 듯 우스갯소리로 말다.
소와 달리 '그랬다면 그 오빠가 출판사 사장이나 서점주인이 되었을 거'라고 되받았쳤다.

버스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검게 찌든 이동식 장바구니를 무심히 들고 담배를 뻐끔거리며 피우고 있는 노숙자인 듯한 분을 보았다.
50~60대의 남자였는데 어깨가 널찍하고 검은색 실크티를 입고 있었는데, 티셔츠  뒤에는 하얀 이 그려져 있었다.


반포는 노숙자도 멋쟁이다. 

서울은 자본 도시다.

나는 자본의 노예도 주인도 아니다.

그래서 자유롭다. 


덧.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본 신세계 강남 VIP 라운지는 좋았다. 인원당 무료로 제공하는 음료와 디저트도 맛있었다. 화장실은 우리집 작은방만 했다. 하지만 커피는 커피맛집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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