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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Mar 15. 2021

일기쓰는 어른이

2021.3.15.(금)_41살에 일기 쓰기를 시작하다

- 월요일은 학교(회사) 가기 싫은 날이다.

하지만 또 어딘가를 가니 좋은 날이다. 인생도 그랬다. 살기 싫은 데 또 사니 재밌더라.


- 점심시간에 키위  두 개와 구운 계란 하나를 먹었다. 그래도 배가 고팠다.  바로 건너편 건물이 중앙도서관이라 구경을 갔는데... 배가 불러졌다. 행복했다. 그곳에 책이 다 내 것 같았다. 내일부터 점심시간에 갈 데가 생겼다. 참새의 방앗간은 중도.

편집자는 또 다른 나의 꿈


- 지난주 토요일, 마음 병원에서 약을 잘 먹으라고 했다. 병원 포함 양약을 싫어하는 나인데... 심각한 불안증상에 입 다물고 먹기로 했다. 숨은 쉬어야 살 것 아니냐.

요 작은 알약의 위대한 힘 앞에 나는 그저 어린 아이가 된다.


- 회사 점심때 일반 식사를 하지 않고 샐러드를 가끔 먹는 걸 보고 직장 동료들도 가끔 나처럼 먹어보겠다 생각하는 것 같다. 샐러드 가게를 추천해주었는데, 덧붙여 말했다.


"근데 처음만 맛있지, 한 달 지나면 질려. 밥 먹을 수 있을 때 그냥 밥 드세요."

나도 풀떼기 말고 이영자님처럼 아무걱정없이 아무거나 먹고 싶다규!


- 칼퇴를 하면 왠지 일을 안 한 느낌이 나는데... 이거 무언가 잘못된 거지?! 그런 거지?! ~ 오전 8시 40분 출근, 오후 6시 30분에 퇴근해도 찝찝한 나란 사람



- 대충 하란 말이야. 까이꺼. 그냥 대충. 그게 잘 안되니까 문제지. 너도 한번 제대로 철저히 완벽하게 해 봐! 하면 못하잖아. 원래 자기 본성은 못 버리는 거야, 야 인마~



- 내 딸이 욕을 잘했으면 좋겠다. 나쁜 시키들한테는 제대로 찰진 욕을 퍼부을 수 있는 깡다구의 어린 여자가 되면 좋겠다. 마흔이 넘어도 절절거리는 나같이 말고.(다행히 남편이 욕을 잘하여 딸의 욕선생 역할 중)



- 코로나 19 방역수칙 5인 이하 모임 금지는 언제쯤 풀릴까. 열 명 모일 수 있는 그날은 요이땅하고 번개모임 할 거다. 24시 감자탕집으로 모여랏!



-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일기 쓰기를 시작한 오늘.



- 아이패드를 살까, 노트북을 살까 고민하다. 노트북으로 결정. 난 디자이너가 아니라 작가니까.


오늘의 나는 피곤하지만 그래도 힘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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