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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Mar 19. 2021

그럼에도... 하는 사람

2021.3.19.(금)_감사의 마음만 있다면야

- 엄마, 오늘만 학교(회사) 가면 돼요. 힘내요! 금요일은 그저 감사한 하루이다. 회사 가는 워킹맘도 학교 가는 초딩에게도.



- 어제 하루 연가를 내고 회사에 가니 역시나 업무가 쌓여있었다. 하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처리해갔다. 나는 일처리가 좀 늦은 편이다. 뭐 하나 처리하는데 다른 사람이 10분이면 할 것을 법령 찾고 , 예전 자료 찾고, 오타 찾고 하니라 2시간은 걸린다. A부터 Z까지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이 성격을 고칠 수 있으려나. 나는 못 고친다에 한 표.

  


- 요즘은 하루에 커피를 세잔 이상 마신다. 그래도 잠이 잘 오는 거 보면 나는 카페인에 내성이 쌓인 게 분명하다. 어떨 땐 커피를 마시면 잠이 더 잘 온다. 내게 커피는 수면제일 뿐.

이것 봐라. 또 또 잠이 온다.



- 내일은 토요일. 아침 7시부터 이윤정 작가님의 "그럼에도 웃는 엄마"(델피노, 2021) 온라인 북 토크가 있다. 오소희 작가님의 네이버 카페 '언니 공동체'에서 북 토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뭐에 홀린 건지 바로 신청을 했다. 그리고 책을 주문할 타임을 놓쳐 마침 책을 가지고 있던 시온이 님께 빌려서 완독을 했다. 읽자마자 처음부터 눈물바람.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더 아픈데, 그냥 맴이 막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쓰고 책을 내신 윤정 작가님이 존경스러웠다. 누구는 나 또한 여러 가지 상황(초기 암 진단, 불안증세, 잦은 야근 등)에도 책을 냈다고 대단하다 했지만 그 모든 것을 한방에 K.O. 시킬 만큼 아이가 아프다는 것은 엄마라는 인간의 인생에 엄청난 일이다. 솔직히 내가 아픈 게 낫다. 아이가 아픈 것보다는 1억조 배로. 아무튼 내일 새벽 윤정 작가님을 줌 온라인으로 보다 나 울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벌써 조마조마... 그럼에도 웃어야 할 텐데 말이다.

고생하셨어요, 윤정님. 우리 함께 힘내요!


- 나만 일이 많다 생각했는데 오늘 점심시간 다른 부서에 있는 분들을 만나고 달라졌다. 지금의 나보다 더 많은 업무와 인간관계로 힘들어하고 계신 분을 보니 지금의 내 상황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회적 동물인 건가. 은근 비교를 하면서 내 삶을 평가하게 된다.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이를 보면 내 삶이 비참하고, 나보다 더 못 나가는 이를 만나면 괜히 내가 우쭐해지니. 아직 정신 차리려면 한참 멀었다. 이희선.



- 다음 주 금요일에 있을 달리 도서관에서의 인생 첫 강연에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루 종일 고민이었다. 좀 잘하고 싶었나 보다. 처음이라 더 멋지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어깨 힘을 빼자. 팟캐스트 <책읽아웃>에 김하나 작가님이 세바시 강연에서 말씀하신 "만다꼬!"를 잊지 말자. 욕심을 부리다 봉변당한다.



- 일기 쓰기를 시작하니 그래도 조금은 시원한 느낌이 있는데, 마치 대나무밭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하는 느낌. 역시 난 말보다 글이 편하다.



- 네가 우리 집과 느그집의 기둥이여. 시아버지가 장난반 진담 반 전화통화를 하시며 말씀하신다. 아버님, 부담스러워요, 그런 말 마세요. 10년 차 며느리인 나도 이제 좀 편해졌다고 맞받아친다. 맞다. 나는 두 가족의 기둥이다. 그것이 싫기도 하지만 또 좋기도 하다. 유일하게 두 가족의 멤버들 중 직장을 다니는 나란 사람. 명예퇴직하고 싶었는데 정년퇴직을 꿈꿔야 하나 고민 중이다.  

그저 주어진 이 상황에 감사할 수밖에.


- 이번 주말은 왠지 알차게 보내고 싶네그려. 글도 쓰고 책도 읽고 가장 중요한 우리 소중한 가족들이랑 좋은 시간도 갖고 싶다. 기다려라 내가 간다!!!

오늘은 잠깐 짬을 내어 카페로 왔지만, 얼른 집으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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