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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Mar 18. 2021

꽃보다 사람

2021.3.18.(목)_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오늘은 연가. 아름다운 연가. 연가는 귀하디 귀한 것. 1년에 단 20일. 아껴 쓰자, 연가.



-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작년보다 조금 이른 감이 있다.  아기 주먹만 한 왕벚꽃들이 제주 여기저기 잘도 피어있다. 사람들은 모두 차를 세워놓고 벚꽃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어댄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의아해했다. 뭐가 이쁜 거지? 그런 날 보고 남편이 감정 없다 나무란다. 그래, 난 목석이니까. 저는 꽃보다도, 나무와 돌을 좋아하는 여자랍니다.

목석같은 여자를 기어코 벚꽃앞에 사진찍게 하는 당신은 바로 내편.


- 즐겨 듣는 팟캐 "오은의 옹기종기"를 듣다가 내가 좋아하는 색깔은 무얼까 생각했다. 예전에는 검은색과 갈색이었던 것 같은데 최근 2년 전부터 녹색과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거기다 붉은색도 좋아지니 사람의 취향은 바뀔 수도 있는 것으로.




- 뭔가를 하기 싫거나 긴장하면 배가 아프다. 그래서 항상 애용하는 팥 찜질팩. 아침에 회사 가는 마흔한 살 나와 학교 가는 초등학교 2학년은 각각 배 위에 4분 30초를 각각 돌린 찜질팩을 안고 간다. 모전녀전.

앞으로도 천년만년 사이좋게 지내자.

 


- 단팥죽을 좋아하는 남편을 보고 신기한 듯 물었다. 단팥죽이 맛있어? 응. 신기해. 네가 미역 줄거리 볶음을 먹는 모습을 볼 때도 같은 마음이었어. 부부는 서로 달라야 잘 산다.

나는 새알만 좋아한다.



- 엄마, 나 지금 너무 행복해. 왜? 오늘 엄마 아빠가 둘 다 학교에 나를 바래러 왔고 지금 엄마 아빠가 술을 마시고 있어서 내가 게임도 하고 늦게 잘 수 있으니까요. 행복은 가까이에 있구나. 그렇게 찾던 파랑새가 우리 집에 있었듯이.

  



- 언니 책을 여기서 만나니 너무 좋네요. 고마워. 그거 내가 희망도서 신청한 거야. 작가가 직접 도서관에 신청하는 희망도서. 부끄럽지만 기부니가 좋구나.

고마웡 갓시온.




- 제주는 지금 노란색 천지.

가시리 어디 쯤. 쫌 외쿡 같다잉.


- 아메리카노와 지름떡이 찰떡궁합이란 걸 육지사람들은 모르겠지. 제주에 와서 처음 먹어본 지름떡. 근데 기름떡이 표준어인가?!

데코가 쫌 짱인듯. 설탕을 많이 뿌려줘야 맛있다.


- 갑작스러운 도서관 북 토크 강연 의뢰. 꿈인가 생시인가. 천천히 차근차근 그렇게 가보자. 너무 잘하려고도 그렇다고 대충 하려고도 하지 말고, 진심으로 진실하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보자. 그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제가 그저 감사드리지요.


- 오늘도 잘 살았다.

셀카를 올리는 이유는 자신감이 아닌, 내 인생 가장 어린 날을 남기고 싶은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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