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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Mar 25. 2021

우리 자기 일곱 자기(유퀴즈에 나온 BTS)

2021.3.24.(수)_피곤하지만 곧 회복된 날

 수요일은 직장인들에게 가장 피곤하고 애매모호한 날이다. 그런 수요일에 유퀴즈가 방송되니 아마 직장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평소 본방 사수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그 누구도 아닌 유니버설 스타이신 방탄소년단이 나온다 하니 저녁 8시 20분부터 TV 앞에 대기를 타고 있었다. 동인지 바이. 엘 편집 작업도 해야 하고 할 일이 쌓였는데도 불구하고 100분 동안 일곱 자기님들의 미모 보느라 이야기 경청하느라 아주 10분 만에 끝난 듯했다.

 



작년 여름,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이끌려 갑자기 '다이너마이트'에 빠졌고 나는 BTS의 매력에 점점 스며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잘생긴 청년들이 노래도 잘 부르네 하는 엄마의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하루하루 치열한 인생을 살아가는 이로써 선배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의 성정에 감동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아마 꽤 많은 아미들이 이런 이유로 입덕 하는 게 아닐까? 어제 방송에도 역시나 "추락과 착륙", "내가 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성공", "두려움과 외로움" 그들만이 꺼내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을 언급했다. 공감하고 안타깝고 짠했다.




오늘 기사를 살펴보니 그들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진이 더 많이 했지만 너무 우울한 내용이라 편집을 요구했다고 하더라. 그래서인지 슈가와 진, 둘이 토크를 이어갈 때 생각보다 진의 비중보다 슈가의 토크가 많이 나와 아주 살짝 서운하긴 했다. 이게 바로 멤버들의 비중에 대한 팬들 간의 미묘함인가? 그래도 역시나 뷔는 잘생겼고, RM은 든든했고, 정국은 순둥순둥, 제이홉은 재간둥이, 슈가는 철학자, 진은 존재 자체로 빛이 났다.(나의 최애는 진이니까...ㅎ)

진, 어찌되었든 칭찬해요 칭찬해.^^




앞으로 그들의 삶 속에 BTS라는 그룹이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방탄소년단이 아닌 인간 그 자체로 세계 최강 멋진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아...보기만 해도 뿌듯하다.



* 워킹맘의 마흔한 살 인생 첫 책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스토리닷, 2021)>의 탈고를 한 그날 쓴 비공개 글


그렇게 한 달여간을 퇴고했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그리고 오늘 저녁 8시 20분. 마지막 25번 꼭지 글을 퇴고하고 끝났다.
​내일 회사에 가려면 전기차 충전을 해놓아야 해서 도서관 주차장엘 갔다. 20여 분간 충전을 하며 추운 레이 전기자동차 안에서 방탄소년단의 Answer:Love myself를 크게 틀어놓고 들었다. 집에 오는 길에도 반복해서 계속 들었다.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네가 내린 잣대들은 너에게 더 엄격하단 걸
니 삶 속의 굵은 나이테 그 또한 너의 일부, 너이기에 이제는 나 자신을 용서하자 버리기엔
우리 인생은 길어 미로 속에선 날 믿어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은 오는 거야

차가운 밤의 시선 초라한 날 감추려 몹시 뒤척였지만

저 수많은 별을 맞기 위해 난 떨어졌던가
저 수천 개 찬란한 화살의 과녁은 나 하나

You've shown me I have reasons I should love myself
내 숨 내 걸어온 길 전부로 답해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I’m learning how to love myself
빠짐없이 남김없이 모두 다 나


그리고는 울었다. 꺼이꺼이.
처음에는 탈고하는 3달 간이 힘들었었나? 순간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글을 쓰면서 나를 만났다. 어제의 나를.
사실 꼭지 글 하나씩 쓰면서 꼭꼭 숨겨두었던 나를 만나며 순간순간 울고 슬프고 아팠다.
비록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여기까지 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은 풀었다.
그랬더니 과거의 내가 가여웠고 안쓰러웠고 대견했고 장했다.

시작의 처음부터 끝의 마지막까지 해답은 오직 하나

왜 자꾸만 감추려고만 해 니 가면 속으로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 자린데


​이제 감추지 않아도 된다. 내 실수로 생긴 흉터도 내 별 자리래.^^
방탄이 들은 어찌 이렇게 누나를 제대로 위로해주는 건지...
탈고하고 나서 제일 좋은 건, 오늘부터 방탄이 영상 실컷 볼 수 있는 거.ㅎㅎ

울다가 웃으면...ㅎㅎ
내일 출근을 위해 어서 자자!^^

- 2020. 12.21. 새벽 1시 17분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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