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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Apr 01. 2021

강렬하고 관능적인, 거대한 사랑이야기

2021.3.31.(수)_"시티 오브 걸스" 번역가와 함께 한 북토크

"엄마의 20년", "엄마 내공"을 쓰신 오소희 작가의 네이버 온라인 카페 <언니 공동체>는 요즘 내가 참새 방앗간 드나들 듯 들르는 곳이다. 친구인 '평범한 기적'을 통해 알게 된 이 연대의 공간은 마치 카페 사장 최준에게 '준'며들 듯이 빠지게 되는 매력이 있다. 뭐 그리 잘나거나, 유별나거나, 강하거나, 세거나 한 것은 아닌데 작은 모래알들이 모여 모여 거대한 모래성을 만들 듯 엄청난 것들을 차곡차곡 이루어 낸다.




내가 주로 몸담고(부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성장하며 소통하는 사람들 in Jeju"는 아무래도 운영진이다 보니 이런저런 압박감이나 사명감 또는 기대와 의무가 있어 즐기지 많은 못한다. 회원들 눈치도 보게 되고 활동을 안 하면 뜸 하다고 욕먹을까, 하면 나댄다고 욕먹을까 전전긍긍이다.(사실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 없는데 혼자 이리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암튼 그러다 보니 성소사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가볍게 멤버로서 즐길 수 있는 언니 공동체에서 요즘은 부담 없이 지내고 있다.(이 사실을 성소사 멤버들이 알면 또 욕먹을까 무서운 나는야 짭쫄이)




아리 언니라는 꽤 유명한 번역가이자 작년에는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라는 책을 내신_발리의 우붓에 현재 살고 계신 멋짐 폭발하는 분의 북토크가 있다길래 무조건 신청. 통독을 하는 나에게 200페이지의 책은 1시간 반이면 마스터하는(고전문학 빼고;;) 내게 2~3일이면 읽겠지 했던 생각은 오산. 예스 24에서 온 책은 마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또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대하는 느낌이랄까? 나한테 대놓고 뭐라고 하지는 않았는데 주눅 두는 기분이 드는 벽돌 책이었다. 다행히 종이가 가벼운 재질이라 막 무겁지는 않았다. 무튼 결국 점심시간 짬을 내 읽으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난 이미 총 575페이지 중 단 17페이지를 읽고 북토크에 참석하는 뻔뻔함을 장착한 사람이다.

문고판 내 책과 비교하니 더 쫄림

 



하지만 이내 곧곧에서 나를 뺀 이들의 책에 대한 밀도 있는 토론과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알 수 없는 주인공의 이름들에 나는 얼른 자수를 해서 광명을 찾았고, 단 17페이지에서 나만의 감동을 느낀 점을 발표했다. 정말 철판 두껍다, 나목석. 아무튼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시티 오브 걸스"의 이야기는 나머지 부분을 충분히 읽고 싶게끔 만들었으며,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자유로운 (성)생활이 아닌 아예 안 하는 (성)생활도 어쩌면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동일한 것이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결론을 내렸다. 버지니아 울프가 남편에게 부부의 관계를 하지 않는 것을 제안하며 결혼이라는 제도에 들어선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 1시간은 번역가에 대한 나의 궁금증 폭발에 대한 답변들이 이어졌는데, 이렇게 활동하고 있는 유명 번역가에게 시시한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죄송하고 감사했다. 이런 자리를 빌러 준 언니 공동체에게 다시 한번 감사.

마지막으로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시티 오브 걸스"가 영화화된다는 소식, 그리고 내가 애정 하는 티모시가... 나올 수도 있다는...(확정인 건가? 만약 바뀌면 안 보러 갈 거임!) 결론은 나도 아리 언니처럼 책 쓰고 번역하며 외쿡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이야기. 오늘의 부러운 일기는 끝!

 

나만 책 다 안 읽음;;


원서가 읽고 싶어 급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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