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

한라산 어승생악 일출 보러 가던 날

by 나목석


제주도 살지만 한라산 안 가본 여자.


이게 내 트레이드 마크였는데... 깨졌다.

지난 토요일 한라산 어승생악 정상에 올랐다.

나 혼자였다면 절대 안 갔을... 아니 평생 안 갔을 그곳에, 좋아하는 사람들, 존경하는 사람들, 닮고 싶은 이들과 함께 올랐다. 초반에 계단이 너무 많아 입에 육두문자가 나오려 했다. 그러나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는데...


대체 왜 내려올 곳에 올라가느냐는 나의 신념은 변함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인가 수학여행으로 성산일출봉에 올라갔는데, 쎄 빠지게(?) 올라갔지만 나는 그리 큰 감흥이 없어 욕하면서 내려왔다.(아마 그때의 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폐해진 정신상태였을 것이다...)


무튼 이번에 올라간 한라산 어승생악은 하지만 달랐다.

생각보다 꽤 빨리 정상에 다다랐다. 한 30분 걸렸나? 40분이 걸린 건지... 중간중간 평지도 있어 숨을 돌리고 일행들을 앞에 가게 하고 난 뒤에서 10번은 쉬면서 뒤를 돌아보다가 올라갔다. 그렇게 내 페이스대로 올라가니 결국 정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미 태양은 떴지만 360도로 보이는 제주의 전경에 목석같은 나도 아름답다를 외쳤다.

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등산을 하고 정상에서 사진을 찍는구나 알았다. 나도 질세라 어승생악 정상에서 인증샷을 찍어주고 동영상도 물론 찍었다.(강릉에 계신 친정엄마한테 보여드렸더니 다음에 꼭 같이 가자 하신다.ㅎ)


한라산.

그저 멀리서 바라보던 그곳을 직접 와보니... 뭐랄까. 더 친숙한 느낌? 나랑은 안 어울릴 것 같던 친구와 우연히 둘이 만나 이야기해보니 마음 맞는 구석이 있을 때의 느낌이 들었다. (아마 이 친구는 사실 누구와도 잘 맞는 친구였을 터인데;;;)

아무튼, 나도 이제 한라산 가본 여자다!^^


신나보이지만 힘들었다.
사진찍는다 해서 최선을 다해 웃었다.
하지만 이 웃음은 진짜다!
자만이 하늘을 찌른다. 나중에 백록담 가면...ㅎㅎ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내가 요기에 있을 수 있을까?
사진으로는 솔직히 안 담긴다.
산은 산이로되....
다음에는 꼭 일출 성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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