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은 따로 논다

아침산책 중 일어난 신기한 경험

by 나목석

어제부터 아침 운동 후에 좋아하는 카페에 온다. 실은 난 운동보다 카페 놀이를 좋아하는 여자. 한 달 전부터 새벽 운동(이라고 하고 아침운동이라 씀)을 시작했다.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수목원을 걷는 것인데 지금 거의 한 달이 되어 간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몸이 적응이 되어 일어나는 것도 조금은 덜 부자연스럽지만 아직도 운동은 나와 결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숨쉬기 운동 마니아이다.


그런데 이틀 전부터 운동 후 내가 좋아하는 저렴하고 분위기 좋은 가성비 카페에서 30분의 내 시간을 만들어낸 후로 바뀌었다. 그전에는 운동 시작 전 책을 읽는 것이 더 즐거워 처음에는 5분에서 10분으로 어쩔 때는 20분 낭독까지 길어졌는데, 이제는 카페 오는 것이 기다려져 운동시간은 이제 30분으로 완전히 축소되었다. 이러다 점점 줄어 5분 운동을 위해 책을 읽고 카페를 가러 수목원에 오는 것은 아니 될까 걱정이지만...(최소 운동 30분은 꼭 지켜야겠다 다짐 중;;)


무튼 오늘 최소 30분의 시간을 위해 조금 힘든 광이오름 오르는 것을 할까 머리로 생각하다 아니야 좀 피곤하고 땀나는 거 싫고 그냥 평소처럼 산책이나 해야겠다 했는데 웬걸 내 다리가 광이오름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예전에는 머릿속으로 '운동을 해야 되는데...'하고 몸은 반대로 이불속을 헤매고 있었던 거랑 반대의 경험이었다. 내 몸이 광이오름 가는 것을 원하는 건가?

솔직히 광이오름 올라가는 것 자체보다는 10여분 정도 올라간 뒤 한라산이 병풍처럼 보이는 정자에 벌렁 누워 하늘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라 한다. 요가를 좀 배웠으면 정자에서 눈곱만 뗀 얼굴과 까치머리를 하고 요가라도 할 텐데...(이 참에 요가도 배워버려?!)

정자에 누워 있으면 시원한 산바람이 반팔로 드러난 내 거무스름한 팔뚝을 만져주는데 그게 참 좋다. 온몸을 이완시키고 나 죽었소 하며 누워있는 저질체력의 마흔한 살 여자를 나보다 더 정정하신 오육십 대 어르신들은 그저 바라보다 가신다.


오늘도 바로 그 '짓'을 하고 내려왔는데 기분이가 참 좋단 말이다. 내일도 이리 몸이 건강한 짓거리를 하며 마음도 함께 건강하게 변할 것 같은 기대가 든다.


인스타라방도 어영부영하고~^^
코히 마시러 온 나
풀파워의 힘을 믿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