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번 여는 서점.
그것도 비정기적 오픈.
세계 유일 국내 유일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빈수레가 요란한 사람처럼, '염미정'이 싫어하던 사람들이 지껄이는 말. 말. 말.
실상은 사람들을 만나기 무서워하고
하나를 진득하게 하기 힘들어하고
규칙적인 무언가에 옥죄어옴을 느꼈던 것뿐인데.
올해 초에는 "다른 딸들처럼 전화 좀 자주 해라"라는 말에 욱해서 친정엄마와 42년 평생을 꼽아 세 번째 말다툼을 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20대 때였던 것 같다.(그때 엄마랑 싸우고 나서 이 사람과 싸운다고 해결되는 게 없다는 것을 알아 그 이후로는 싸운 적이 없다)
울리는 전화벨 소리가 두렵고, 그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갑자기 쿵쾅거린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사실 직계가족 이외의 아는 사람들도) 그 두 눈을 마주치기 어렵고 말실수할까 봐 더 어버버 한다.
그런 내가, 서점이라니.
책에서 마음에 평안을 얻는 이에게 서점은 꿈의 공간이지만 대출 껴서 산 제주도 시골의 오래된 주택의 소유주에게는 그저 사업공간일 뿐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언제나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다 정신을 차리면 몸은 고되어 나자빠져있다. 이러다간 몸과 마음도 골로 갈 거 같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 규칙적으로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 언행일치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아니 존경한다. 그런 이들이 내 곁에 꽤 여럿 있다. 나에게 없는 근면성과 부지런함, 현실감각을 가진 사람에게 나는 영락없는 철부지고 몽상가이며 떠벌이일 뿐이다.
하지만 나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병원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는다. 그건 나에게 '생의 공포'라는 것을 그것이 '삶의 원칙'인 이들에게 말이 통할리 만무하다.
오늘은 42년 만에 내 꿈이 이루어진 날.
한 달에 한번 여는 서점 "수민 문화"가 열린 날이다.
전날부터 복통과 근육통, 두드러기, 호흡곤란을 동반하였지만 그래도 다행히 내 곁에 이런 나를 가여워하는 이들이 함께 해주었기에 오늘도 잘 살았다, 한 숨 크게 쉬어본다.
감사합니다.
나도 너도 여러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