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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슉 Aug 17. 2021

피곤하다

2021년 8월 17일 오늘의 나

2021년 8월 17일 오늘의 나


피곤하다


연휴 끝의 출근길.

출근길 버스에서부터 퇴근하고 싶었다.

오늘 예정된 일들이 얼마나 날 피곤하게 할지 알고 있었기에...


연휴 동안 회사가 이사를 했다. 그리고 오늘은 직원들이 모두 출근하는 날이니 각자의 짐을 정리해야 한다. 이 생각을 하자니 벌써부터 피곤이 몰려온다.


새로운 사무실에 도착하니(10층인지 11층인지 헷갈렸는데 다행히 가는 길에 회사 동료를 만나 무사히 도착) 아직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지 않아 자재들이 바닥 곳곳에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짐 상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도착한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를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아..... 이 문턱은 넘고 싶지 않다. 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싶지 않다. 이대로 도망갈까?


나가려는 정신을 가까스로 붙잡고 회사로 진입하자 뜨거운 공기가 나를 반겼다. 그렇다. 아직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아 실내에는 뜨끈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지옥불 찜질방. 돈 내고 찜질방 갈 필요가 없네...


지옥불 찜질방 속에서 땀을 주룩주룩 흘리며 컴퓨터를 설치하고, 짐 상자를 하나씩 풀어서 물건들을 배치한다. 이렇게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되어 조금은 억울한데, 사실 "짐 상자를 풀어 물건을 배치하는" 행위는 오전 내내 계속되었다.


오후가 되자 한쪽에서는 계속 공사를 하느라 투닥거리고 나는 움직이기 싫고 건너편에서 사람들이 계속 쓸고 닦고 정리하고 쓰레기 버리고 하며 분주했고 나는 더욱 움직이기 싫었다. 몸은 끈적이고 더운데 그 와중에 졸음이 몰려왔다. 괴로웠다.


천근만근 되는 발도 버거운데 눈꺼풀까지 천근만근이라, 이천근이만근이나 되는 무거운 몸뚱어리를 계속 움직이다 보니 오후 시간도 지나가 버렸다.


퇴근시간 무렵 비가 쏟아져서 더운 공기는 조금 식었지만, 내 몸의 무게는 줄어들지 않았다. 눈을 반쯤 감은 채로 비를 뚫고 겨우 집에 도착. 이제 자야겠다.


누워서 글을 쓰는 지금. 오늘의 일들이 꿈인가 싶다. 우렁각시라도 나타나서 인테리어 공사랑 짐 정리랑 다 끝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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