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주를 바라보고 있으면 할미 얼굴은 늘 웃음 바가지가 된다.
몸이 고단할 때도, 아기가 우는 날에도 외손주 바보 외할미 얼굴에 웃음꽃이 소담 소담 담긴다.
장미꽃, 백합꽃, 목련꽃... 이국의 자카랜다, 포인시아나 꽃이 할미 눈엔 이제 부럽지 않다.
산타의 선물보다 더 귀한 외손주 사랑 꽃이, 58년 된 낡은 바가지에서 소복소복 피어난다.
계절이 바뀌어도 지지 않는 꽃이다.
'사랑'으로 피는
꽃은 다 어여쁘다.
자식을 향한 사랑이든, 이웃을 위한 사랑이든
사랑 꽃은 아름답다.
요즘은 58년 된 낡은 바가지에 피는 소담스러운 이 할미 꽃을, 재영이가 유독 좋아한다.
제 부모가 손뼉을 치면서 오라고 어르면, 재영인 온몸을 휘리링 돌려서 외할미 품으로 옴팡, 되안기곤 한다. 할미 가슴팍에 핀 석화처럼 착 매달린다.
그때마다 할미 주름살 사이에서 매번 다른 함박 웃음꽃이 소복소복, 소담스레 피어난다. 재영에미도 웃는다. 재영이 아빠도 웃고 재영이도 꺄르르륵 댄다.
그런데 재영아,
이제 한 달 남짓 남았구나.
외할미랑 재영이랑 웃음꽃 함뿍함뿍 함께 피울 날이.
이제 12. 15일이면 할미가 할미의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국내선 비행기를 두 번 타는 곳으로.
그래, 10일 이상 가는 꽃 없다는 "화무십일홍"이란 말이 무색하게,
우린 6개월이 넘도록 지속적으로 환한 웃음꽃을 피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자.
재영아, 우린 행운아야. 그렇지?

나의 외손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