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28일 즈음, 외손주 재영이가 4개월 21일 차 되던 날, 우린 만났었다.
그리고 12. 15 날부터
우린 떨어져 살았다.
6개월 반 동안, 재영이와 나는 너무 행복하고 재미있게 놀았다. 그러다 재영이가 11개월 1주일 차 되던 날, 외할미는 집으로 귀가했다.
그리고
3개월 1주 만에 재회했다.
어느덧 14개월 2주 차가 된,
재영이가 이 할미를 알아볼까?
할미 맘은 콩닥콩닥콩닥.
할미하고 지낼 땐, 지 엄마 등보다,
이 외할미 등을 더 오래, 더 다정하게,
고 말랑말랑 떡국 같은 손으로
토닥토닥토닥 두드려주던 우리 아가.
할미랑 놀 땐 기어 다니던 아기가,
훌~쩍 자라서 거리를 맘대로 활보한다.
사실 이 외할미는 그때의 아기 티가 살짝 가신 우리 재영이가 조금 낯설었다. 재영인 전보다 야물어지고, 똑똑해져 있었다. 우리 외손주, 잘 생긴 얼굴엔 빛이 더 났다. ㅎ
콩순이 율동 유튜브가 나오는 지 엄마 폰을 직접 들고 보고, 물을 먹으라 하면 물병을 들고 점~잖게 쭉쭉 빨대를 빤다.
할머니, 엄마, 이모 어디 있는지 물으면, 손가락으로 척척 다 가리킨다. 그뿐인가.
지 엄마가 "이재영", 하고 제 이름을 부르면, 울다가도 오른손을 얼른 번쩍! 들어 올린다.
이 얼마나 멋진가. 지 부모 말처럼 한 번만 가르쳐주면, 뭐든 척척척 다 따라 한다.
재영인 그동안 만능 천재가 되어 있었다. ㅎㅎ
이 할미도 훌쩍 자란 재영이가 선뜻 적응은 안되긴 했다. 뒤뚱뒤뚱 거리를 지 맘대로, 천방지축으로 걸어 다니는 재영이를 넘어질까 아까워 따라다니기 바빴다. ㅎ 곰곰이 생각해보니 3개월은 참으로 긴 시간이다. 더구나 아기의 시간은 더 길고 먼 시간이었다.
우리 재영이가,
고 순진무구하고 오물오물 자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인 우리 재영이가, 지 엄마를 제치고 3개월의 시간을 훌~쩍 넘어 이 할미 품으로 와락, 안길 걸 예상했다면 욕심이 과하다. ㅎ
그 3개월의 시간은 시나브로 재영이와 할미를 떨어뜨려 놓고 있었나 보다. 슬프고? 서운하지만, 재영이의 바디는 그간 지 엄마 품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할미가 안고 있을 때, 지 엄마가 가까이 다가오면, 슬며시 지 엄마한테로 몸을 휘리릭~ 돌려서, 지 엄마품에 포~옥 안긴다. 그리고 전에 할미에게 그랬던 것처럼, 토닥토닥 토닥... 지 엄마 등을 톡톡 두드린다.
아, 할미 대신 지 엄마 목을 꼭 껴안는다.
재영에미는 이 어미의 눈치를 살피는지, 재영아, 전에 할머니가 너 마이 안아주셨는데, 그지? 한다. ㅎ.ㅎ
그래도 다행이다.
남도 아닌 딸한테,
재영이의 토닥토닥 어여쁜 사랑을 빼앗겨서. ㅎ
재영아, 살랑살랑해봐요. 하면
단풍 같은 손바닥으로 바람을 살랑살랑 일으키는 ♡ 우리 재영이. ♡
우린 그렇게 재영이가 사는 시드니에
3일 동안 머물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 우리 재영아, ♡
할미는 재영이와의 또 다른 시간을 기대할게.
할미는 우리 재영이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줘서 무조건 감사하고 기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