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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네 Oct 12. 2022

집 •6

- 시드니 뉴잉톤 아파트에서 난 울고 청소하고 기도하고 글을 썼다



울지 않으려 해도 눈물은 흐른다.



저 푸른 수영장 물 양만큼 눈물 흘린다면, 그래서 리 이전의 잔잔하 자리로 시간이 되돌려다면, 온몸의 물기를 다 모아 눈물을 짜낼 수 있다. 100분의 1의 확률이라도 있었다면, 난 빗물만큼 많은 눈물을 만들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 시간이란 얼마나 잔인한가.



간절할수록 돌아오지 않는 게 시간이다.



하염없이, 하릴없이 눈물을 만들어내는 일보다 차라리 청소를 하는 게 낫다.  속에서 나온 람을 잃은  빈 마 잊히니 청소를 열심히 하는 게 나았다. 내가 거주하던 아파트 주차장부터 시작하여, 상가 앞 계단과 광장과 남녀 화장실과 복도와... 차라리 청소를 하던 틈새로 눈물을 아끼며 흘리는 게 훨씬 다.



 좋게도 에서  차로 8분 거리에 새벽 기도문을 여는 한국교회가 있었다. 주로 큰딸이 새벽 다섯 시에 동행을 했다. 창고 같은 건물에 의자를 비치하여 마련된 그곳은 내부가 어두침침하나 밝은 마음을 허락하였다. 목청껏 울부짖어도 괜찮았고  마음껏 흐느껴도 되는 장소였다. 큰딸은 그저 옆에서 아무 말 없이 기도를 했다. 나도 때론 잠잠히 눈을 감고 있을 때도 있었다. 어미로서 큰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다.



그 와중에도 글은 계속 썼다. 한국에서 메일로 보내오는 여러 계간지의 청탁서들을 한 번도 돌려보내지 않았다. 그중, 계간지 《에세이 포레》에서 "호주에서 온 편지"를 3년 간 연재했고, 모지인 《현대수필》에서 "번다버그 풍경"을 2년 간 연재했다.  을 했다.

2015년에는 위의 두 계간지에서 과분한 문학상을 주셨다. 책을 한 권 더 출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두통으로 인하여 몇 년 전부터 문학지에는 글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으니, 나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깊은 생각을 하게 되면 심한 두통이 오니 염치 불고하고 그저 건강에 유의하고 있다.



몇 달 후 시드니에서 약국 인턴쉽을 마친 둘째 딸은 호주 시골에 근무지를 정해서  시드니를 떠나게 됐다. 시골지역에 약사가 부족하여 약대 졸업생 중 외국인거주지를 시골로 옮겨야 체류 수 있었으니. 국의 삶이 그럴 때 더 섧다.



둘째 딸이 시골로 떠날 땐 내가 행을 동행했다.  딸의 품이 든 다랗고 닳은 캐리어를 하나씩 아서 선반으로 들어 올리고, 내리고,  다녔다. 스와 비행기와 기차를 번갈아 타며 하루  걸려서  정을 마쳤다.

10일 간을 둘째 딸 곁에 머물다가 혼자 시드니로 돌아왔다. 방값이 무서워서 주일 있다 아가려 했는데 딸이 붙잡았다. 평소 런 아이는 아니었는데 낯선 곳에 혼 뚝 떨어져 있으려니 두려웠던 것 같다. 짠했다. 그럴 땐 어미 몸이 두 개면 좋을 만큼.

한국인 가족 집에 셰어 룸을 하나 얻어주고 왔다. 



나중에 알았는데 딸은 엄마가 떠난 날부터 저녁마다 울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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