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으니한테 가서 친구 해주고 살래? 난 여기서 만날 친구들이 있지만 아으니는 거기서 외로울 거 같아.
둘째 딸한테 물어보았다.
엄마가 거기 가서 너랑 같이 살까?
둘째 딸은 배시시 웃으며되물었다.
엄마, 언제 와? 빨리 와.
난 급히 싸기 시작한 이삿짐을 속전속결로부치고이번엔 큰딸이 셰어 집에 들어간 걸 확인한 후여기, 시골로 이사를 왔다.브리즈번에서 시드니로 이사할 때 이미 짐의 반은 버렸으니 짐을 싸기 수월했다. 그런데다 큰딸이 퇴근 후 저녁마다 팔을 걷어붙이고 씩씩하게 도왔으니, 둘이서 거뜬하게 짐을 쌌다. 그러고 보니 우린 이삿짐 싸는 전문가가되어 있었다.
큰딸은 시드니에서 브리즈번까지 하룻밤을묵으며지 어미 차를8시간 반 동안운전해주었다. 이튿날 브리즈번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시드니로 다시 돌아갔다.그녀는다음 날 시드니에서 출근을 했다.
난 브리즈번에서 출발하여 북쪽으로 4시간을 더운전,이곳에 도착했다.
시드니에서 부친 짐은 20일 후에나 도착했다.
1,270km의 장거리 이사라 우리 외에 몇 집이 더 어울려 오는 날을 기다리느라 짐 도착일을 늦추었기 때문이다. 2월, 여긴 한창 여름이었다.음식마다 쉰내가 나기 시작했다. 버티다가 결국은 더운 여름을 이기지 못하고 미니 냉장고를 하나 샀다. 그럼에도 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멀고 먼 이사를 하게 되었으니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새로 이사한 시골 동네에서도 운이 좋은 날들이길 기도했다.
기도가 통했을까.
호주 시골에 산 지 6년 8개월이 된 요즘, 운이 좋은 날이 점점 많아진다. 평화롭고 한가롭고... 하루하루가